한화 태양광, 21세기 프로메테우스의 불

2013-09-04 14:44
김승연 회장 “태양광으로 인류의 미래에 기여하자”

한화그룹 계열 한화솔라원의 소재가 적용된 중국 쉬저우의 태양광 발전소.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2012년 10월 24일, 독일의 작센-안할트주 비터펠트-볼펜시에서는 조촐하지만 역사적인 세리머니가 열렸다. 검은 머리의 한국인 몇 명이 노란 머리의 독일인들과 함께 현지 기자들에게 힘있는 목소리로 새로운 비전을 설명하고 있었다.

2000년대, 태양광과 글로벌 그린 비즈니스의 아이콘이었던 신화적인 독일 기업 큐셀이 ‘한화큐셀’이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한화그룹의 일원으로 새롭게 태어나던 날이었다.

시장 침체로 1년 전 파산신청을 냈던 큐셀은 한화큐셀로 거듭나 1년 만에 20~30%에 불과하던 공장 가동률을 80% 이상 끌어올리며 급속히 정상화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여했던 홍기준 한화케미칼 부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단순히 훌륭한 사업 성과를 넘어서, 태양광을 이 지구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만드는 일에 전념할 것”이라고 비전을 밝혔다. 이는 평소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을 통해 풍요로운 국가의 미래와 인류의 미래에 기여하자”고 강조해왔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의지를 대신해 밝힌 것이었다.

한화그룹은 유럽-중국-동남아에 이르는 생산공장을 통해 다양한 지역에서의 셀 생산이 가능해져, 중국산 셀에 대한 반덤핑 규제를 피해갈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한화케미칼이 2014년부터 1만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본격 가동하면, 한화그룹은 폴리실리콘-셀·모듈-발전시스템에 이르는 수직계열화와 한화큐셀의 검증된 발전소 건설 노하우를 접목해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태양광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김승연 회장은 2011년 10월 창립기념일에서 “태양광과 같은 미래 신성장 사업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하며 그룹의 새 역사를 이끌 소중한 토대로 키워가야 한다.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이나 불확실한 사업환경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해낼 수 있다’, ‘꼭 해낸다’는 믿음으로 묵묵히 추진해 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최근 몇 년간 전세계 태양광 시장이 극심한 불황에 직면해 국내 대기업들도 시장에서 철수하는 상황에서, 김승연 회장의 이러한 의지는 한화그룹이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위치에 올라서는 원동력이 됐다.

“2020년까지 태양광을 위시한 핵심 사업부문에서 국내 정상을 넘어 세계일등 제품, 세계일등 서비스, 세계일등 글로벌 리더 기업을 반드시 만들어내야 한다.” 김승연 회장의 이러한 의지는 또한 기업을 통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사업보국(事業報國)’이라는 한화그룹의 창업정신과 맥을 같이 한다.

태양광을 통해 풍요로운 국가의 미래와 인류의 미래에 기여하려는 김승연 회장의 의지는 ‘나눔경영’으로도 이어져, 한화그룹은 2011년부터 전국의 사회복지 시설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무료 설치해주는 ‘해피선샤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으로까지 이 캠페인을 확대했다.

다보스포럼이 열리는 다보스시에 태양광 모듈을 기증해 다보스포럼의 친환경정신에 동참하고(2013년 1월), 급격한 사막화를 방지하기 위해 중국 닝샤자치구 링우시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2012년 7월)하는 등 전세계에서 태양광의 중요성과 효율성을 알리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중국 빈곤지역 초등학교에 지붕형 태양광 발전설비를 기증해 태양광처럼 따뜻한 인류애를 실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