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허브국가 꿈꾸는 정부…풀어야 할 과제는
2013-09-01 18:11
국적선 없는 현실…열악한 환경 극복 과제<br/>내년부터 본격적인 정책 추진…2020년 중장기 계획
아주경제 배군득·김선국 기자=정부는 지난 7월 17일 '해양 신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크루즈 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며 오는 2020년까지 크루즈 산업을 통해 해양 허브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그동안 크루즈 산업이 투자에 대한 부담과 상류층 관광 상품이라는 인식에 따라 관심 밖에 있었지만, 해양산업 발굴과 일자리 창출 등 연계 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그러나 국내 크루즈 산업 현실은 정부가 제시한 청사진에 비해 초라하다. 관련 산업 선진국인 싱가포르, 중국과 비교하면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하모니 크루즈 운항 중단은 내수시장 성장 잠재력은 있지만 중국, 러시아 등 다양한 수요 발굴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특히 카지노 없는 선박이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점도 운항 중단의 원인으로 꼽힌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은 "크루즈는 가장 발달한 산업으로 융합 역량이 중요하다"며 "대규모 자본이 소요되는 산업이기 때문에 수요 예측과 육성 동기가 명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심 내 관광객 수용시설(호텔, 교통 인프라 등), 관광지 및 콘텐츠 개발, 선박·항만 인프라 준비에도 많은 재원이 소요된다"며 "크루즈 개발 당위성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내부 역량을 활용한 전략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부는 관련 법·제도 정비와 함께 내년부터 전담반 운영 등으로 크루즈 산업 중장기 계획의 첫발을 내딛겠다는 각오다.
또 국적 크루즈 운항과 모항 유치를 위해 관광객을 지난해 3만명에서 2020년 30만명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크루즈 관련 규제 완화와 산업의 효율적 육성을 위해 '크루즈 산업 육성 지원 법률' 제정도 추진한다. 주요 내용은 △크루즈 육성 기본계획 수립 △크루즈 유치 지원 △개별법상 규제에 대한 특례 △전문인력 양성 △세제 및 자금지원 등이 포함됐다.
이 같은 정책으로 오는 2015년 연간 100만명 크루즈 관광객 방문으로 직접소비액 5000억원, 간접효과 포함 시 1조원 이상 경제효과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오는 2020년에는 연간 200만명의 국내외 크루즈 관광객 이용과 모항 육성, 국적 크루즈 운항으로 연간 5조원 수준의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은 "크루즈 산업은 해운·조선·항공·관광 등 연관 산업이 집적된 대표적인 융복합 산업"이라며 "최근 외국 크루즈 기항 확대는 외부적 요인이 큰 만큼 중장기적인 크루즈 산업 발전을 위해 국적선사 육성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