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논란' 남양유업 불매운동에 적자로 추락

2013-09-01 08:00
시장점유율 줄고, 재고 크게 늘어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폭력적인 '갑을 관계'의 대명사가 된 남양유업 실적이 소비자 불매운동 등의 여파로 크게 나빠졌다. 제품의 시장점유율도 낮아지면서 주가도 추락을 면하지 못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올해 2분기(4~6월) 영업이익은 약 2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111억원보다 76% 줄었다. 매출액도 작년 2분기에는 3577억원에 달했으나 올해는 3089억원으로 500억원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올해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도 작년 동기 대비 80% 이상 감소한 53억원에 그쳤으며 2분기에만 49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적자)을 기록했다.

남양유업 실적 악화는 모두 국내 시장에서 나타났다. 국내 매출이 작년 2분기 3357억원에서 올해 2분기 2964억원으로 12% 가까이 감소했다. 반면 해외 매출은 같은 시기 68억원에서 76억원으로 늘었다.

남양유업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갑을 논란'으로 인한 소비자 불매운동이다. 지난 5월 남양유업 전 영업사원이 대리점 업주에게 막말을 하는 통화 내용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이후 전국편의점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 등이 남양유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시작했으며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조사도 이어지면서 회사 매출도 크게 감소하기 시작했다.

소비가 줄면서 재고는 늘었다. 남양유업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6월 말 1507억원 규모에서 올해 6월 말 1799억원으로 16%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제품 재고가 496억원에서 857억원으로 70% 넘게 치솟았다.

실적의 변화는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4월 30일 주당 116만5000원으로 '황제주'로 불리던 남양유업 주가는 이후 급락을 거듭하며 지난달 28일 70만원 대로 추락했다. 시가총액도 8388억원에서 5796억원으로 줄면서 2592억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남양유업의 불행은 경쟁사들에게는 호재였다. 유제품 분야 경쟁사인 매입유업은 2분기 매출 2822억원, 영업이익 7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5%, 41.8% 증가한 수치다. 매일유업의 시장점유율도 분유 제품이 작년 말보다 2%포인트 오른 33%를 기록하는 등 전분에 걸쳐 승상세를 보였다.

커피믹스 시장 경쟁사 동서식품도 수혜를 입었다. 동서식품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7738억원, 순이익은 1042억원에 달했다. 작년 상반기 매출 7926억원보다 매출은 줄었지만 순이익은 778억원에서 25% 이상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