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융캉도 손보나? 시진핑 사정바람 이정도일 줄이야

2013-08-30 19:46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공산당 지도부가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법위원회 서기에 대한 조사를 진행키로 결정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30일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세계적으로 상당한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는 이 매체는 지난 7월 열린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도 저우융캉에 대한 조사 결정이 지지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1976년 문화대혁명 종결 이후 처음으로 정치국 상무위원이 비리혐의로 조사받게 되는 셈이다. 또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벌이고 있는 당내 정풍운동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된다. 저우융캉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동안 정법위 서기로서 중국 공안부와 검찰, 사법부 그리고 무장경찰까지를 통할한 거물 정치인이다. 때문에 현재 재판중인 보시라이(薄熙來) 사건보다 더욱 큰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시진핑 주석이 저우융캉의 부패 정도가 심각하고 가족들이 엄청난 재산을 축적한 것에 대해 당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조사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조사는 일단 저우융캉이 쓰촨(四川)성과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에서 일했던 시기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이며 저우융캉 일가가 부동산 거래와 유전 개발을 통해 이득을 챙겼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저우융캉의 정치적 후원자였던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역시 이번 조사에 전폭적인 지지를 표했다고 전했다.

저우융캉은 지난해 12월부터 측근으로 알려진 리춘청(李春城) 전 쓰촨(四川)성 부서기가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기 시작하면서 사법처리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저우융캉의 오랜 비서 출신인 궈용샹(郭永祥) 전 쓰촨성 부성장이 당국의 공식 조사를 받기 시작했으며 저우융캉 일가의 재산 관리인 격이던 쓰촨성 출신 상인 우빙(吳兵)이 체포됐다는 소식도 전해지면서 사정 당국의 칼날이 저우융캉을 겨누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지난 26일 왕융춘(王永春) 중국석유 부사장 겸 다칭(大慶)유전공사 사장이 당 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관영 신화사를 통해 보도됐다. 왕융춘은 2004년 저우융캉에 의해 중국석유 인사부장으로 발탁됐다.

왕융춘에 이어 27일에는 리화린(李華林) 중국석유 부사장, 란신취안(蘭新泉) 창칭(長慶)유전지사 사장, 왕다오푸(王道富) 탐정개발연구원장 등 중국석유 임원 3명이 역시 기율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국가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리화린 부사장은 저우융캉의 비서를 지냈다.

저우융캉은 37년 동안 석유업계에 있으면서 중국석유 부사장, 사장 등을 지냈다. 이후 정치에 입문해 쓰촨성 당서기, 공안부장을 거쳐 2007년부터 5년 동안 정법위 서기로 일했다.

한편 매체는 이번 사건의 규모와 파장을 우려해 당국이 11월 3중전회(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 이전까지는 조사를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