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증시 12년래 최대폭 추락… 한국은 안전지대

2013-08-29 14:15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동남아시아 증시가 12년래 최대폭으로 추락하고 있다. 반면 한국 증시는 위기를 잘 버티고 있어 위기에 뛰어난 승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MSCI 동남아지수는 이달에만 11%나 하락했다. 지난 5월부터 무려 21%나 하락했다. 이달 필리핀 증시는 14% 하락했으며 이어 인도네시아(13%) 태국(10%) 싱가포르(6.8%) 말레이시아(4.9%) 떨어졌다. 필리핀의 최대 쇼핑몰업체인 SM투자 및 인도네시아 국영 만디리은행의 주가는 최소 22% 폭락했다.

외국 투자자들은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주식시장에서 22억 달러나 팔아치웠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임박해진데다 아시아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대규모 자금이탈이 이뤄진 것이다. 게다가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시리아 공습이 임박해지면서 신흥국 증시 위기는 확산되고 있다.

소시에떼제네럴의 데이비드 포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당장 돈을 빼내야겠다는 생각하고 있다”며 “당분간 장사를 벌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통화가치 하락으로 인한 경상수지 적자 확대를 막기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차팁 바스리 재무장관은 △보세구역 규제 완화 △사치품 판매세 조정 △수입 서적 부가세 폐지 △노동집약적 산업 세금 할인 등 4대 정책을 내놨다.

반면 한국은 아시아 신흥국 위기를 잘 버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신흥국들의 통화 가치가 폭락하는 가운데 한국이 대표적으로 승자라고 진단했다. 지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 체질이 강화되면서 이번 위기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고 저널은 설명했다.

특히 한국 금융시스템의 최대 약점이 단기 외채라는 점을 인지하고 이를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려는 노력이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투기성 단기자금인 핫머니의유입과 유출을 둔화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시행했다. 지난 2분기 말 한국의 외환 보유액 대비 단기 외채비율은 36.6%를 기록했다. 지난 2008년에만해도 80%에 가까웠다.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단기 외채가 지난 2008년에서 현재까지 거의 두 배나 늘었으나 한국은 700억 달러가 줄어 1200억 달러에 그쳤다.

왕 쥐 HSBC 외환전문가는 “한국은 아시아에서 상환기간을 연장하기 보단 차입을 줄이는 유일한 국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