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 대신 KDB생명?…정책금융發 M&A온도는 '미지근'

2013-08-28 15:42
KDB생명·산은캐피탈·산은자산, 매각작업 수월할까?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정부의 정책금융체계 개편으로 산은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올 예정이지만, 매각작업이 쉽게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우리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이미 M&A시장에 나와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 산은캐피탈, 산은자산운용 등 산은금융 3개 계열사가 매각될 예정이지만 인수회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근 일부 금융지주사들이 보험 부문 강화를 위해 보험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KDB생명은 인수 매력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ING생명보험 한국법인 인수에 실패한 사모펀드가 관심을 가질 가능성도 적다.

2012회계연도 기준으로 KDB생명의 총자산은 11조4800억원 수준으로, 대형 생보사들도 별다른 관심이 없어 보인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대형사는 자산 10조원을 늘리는 데 1~2년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굳이 소형사를 인수할 이유가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산은캐피탈은 이미 우리파이낸셜, SC캐피탈, 외환캐피탈 등이 M&A시장에 나와 있어서 관심을 적게 받을 수 있다. SC캐피탈과 외환캐피탈도 아직 뚜렷한 인수 희망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업계의 관심은 우리파이낸셜에 집중돼 있다.

캐피탈사 한 관계자는 "산은캐피탈은 기업금융 중심이므로 은행 계열사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며 "은행을 계열사로 둔 금융지주사가 산은캐피탈에 얼마나 관심을 가질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산은자산운용 역시 인수 희망자를 찾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산은자산운용은 채권펀드를 주로 운용하고, 뚜렷한 대표펀드도 없다. 우리자산운용보다 인수 매력도가 높은 것도 아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산은자산운용 매각이 쉽게 진행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대형 투자자문사가 펀드 운용을 위해 자산운용사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책금융개편으로 예상치 않게 몇몇 금융사가 M&A시장에 나오게 됐는데, 정부의 기대만큼 매각 작업이 원활히 진행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가장 관심이 높은 대우증권은 일단 매각이 보류됐으며, 2015년 이후에야 M&A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업계는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실패한 금융사가 대우증권에 눈독을 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은 KB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 2파전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