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낮은 이자로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다니 회사에서 직접전세로 임대하는 것을 추진중입니다."(수도권 미분양아파트 보유 S건설사 관계자)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직접전세로 내놓으려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어 전세난 해갈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달 23일 '4·1 후속 대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수도권 미분양(또는 분양예정) 아파트 임대전환 유도방안에 대해 건설사들이 서서히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달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대출보증 상품 3개를 은행권을 통해 출시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대한주택보증 및 시중 은행과 막바지 조율중으로 다음달 초나 중순에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증보험 상품은 모두 3가지다. '준공 전 미분양'(분양예정 물량 포함) 아파트에 대한 후분양 대출보증 상품과,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가운데 임대활용시 보증상품 2개다.

준공 전 미분양의 경우 후분양으로 전환·연기할 경우 대주보 지급보증을 통해 저리의 보증부 대출을 지원하게 된다. 대출금도 분양가격의 50~60%까지 가능하다. 이 때 준공 후 임대로 전환하겠다고 할 경우 분양가격의 10%포인트 내외로 추가 대출보증을 제공한다.

또 건설사가 자체적으로 준공후 미분양을 임대(전세)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과 '모기지 보증' 상품을 출시한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건설사로부터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하는 경우 대주보가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하는 상품이다. 모기지 보증은 대주보가 준공주택을 담보로 금융기관 대출에 대해 상환책임을 부담하는 방식이다.

다만 건설사가 모기지 보증 상품을 신청하려면 전세로 공급한 상태라야 가능하기 때문에 건설사들은 미분양아파트의 임대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이미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중소 건설사들의 소규모 아파트는 직접전세로 공급한 곳이 많다. 동부건설이 인천 계양동에 센트레빌을 직접전세로 공급한 결과 20일 만에 100가구 이상이 계약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건설사가 부도날 경우 전세금을 돌려받기 힘들다는 점에서 그동안 직접전세 방식은 그다지 호응을 얻지 못했다. 수도권에서는 유명 건설사들이 '애프터리빙제' 방식으로 전세공급을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주택매매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어서 순수 전세는 아니었다.

이에 비해 이번에 출시예정인 상품은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고, 매매계약이 아닌 순수 전세계약이어서 수요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정부가 미분양 주택리츠를 통해 주택을 사들여 전세로 임대하는 방식도 추진되고 있어 전세난에 다소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재 수도권 분양아파트는 6월 말 기준 3만2501가구로 준공 후 미분양은 1만5790가구다. 준공 후 미분양 대부분이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중대형으로 1만2205가구에 이른다. 용인·김포·파주·화성·김포시 등에 주로 몰려 있다.

D건설사 관계자는 "중소형은 미분양이라 해도 1년 안에 매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대형은 쉽지 않다"며 "중대형 위주로 직접전세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