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노조 결국 또 '파업'…이틀간 생산차질 1000억원대
2013-08-20 17:50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현대자동차 노조가 20일부터 이틀간의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지난 해에 이어 2년 연속 파업이다. 현대차 노조는 전날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에서 쟁의행위대책위원회를 열고 20~21일까지 2일간 주·야간 2시간씩, 총 8시간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파업에는 울산·아산·전주공장 직원과 영업직 등 조합원 4만6000명이 참여한다. 주간 1조는 오후 1시 30분부터 2시간, 주간 2조는 오후 5시 30분부터 2시간 각각 부분파업을 실시했다. 또한 파업 일정과는 별개로 잔업과 특근도 당분간 전면 거부할 방침이다.
노조는 파업 다음날인 22일부터 업무에 복귀하는 한편 사측과 실무교섭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미 노조는 다음 교섭에서도 진전이 없을 경우 파업 수위를 높이겠다는 으름장을 놨다. 하지만 노사간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아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현대차는 생산물량 피해를 입을 전망이다. 현대차 국내공장 하루 생산량은 7000대 가량으로 이틀간 총 8시간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 대수는 약 4000대, 금액으로는 약 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다만 정확한 생산 차질 규모와 이에 따른 매출 손실액은 실제 조업 중단 후 공장별·차종별로 집계가 이뤄져야 파악할 수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노조의 전체 파업 일수는 390일, 생산차질 대수 120만4458대, 생산차질액 누계는 13조3730억원에 달한다. 특히 현 노조 집행부는 지난해 임금협상에서 10여 차례 파업해 역대 가장 많은 1조7048억원의 생산차질액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이번 파업에 따른 생산량 부족분은 해외 공장 가동률을 높여 보충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노조 파업으로 인해 차량 8만2088대, 약 1조7000억원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파업 기간이 예년보다 길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더구나 올해는 상반기 주말특근 거부에 따른 조합원의 임금손실액이 큰 상황이라 전면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또한 다음달 말부터 오는 10월 초 사이 현대차 노조 집행부 선거가 예정돼 있어 현 노조 집행부가 추석 이전에 임단협 타결을 서두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사는 추석 이전까지도 임단협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선거를 통한 집행부 교체 여부 이후 새로운 협상 교섭을 시작할 수 있다.
한편 기아차 노조도 이날 12시 30분께 경기도 광명 소하리공장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파업을 결의했다. 기아차 역시 당장 전면파업에 들어가기보다는 부분파업으로 시작해 강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약 두달간 파업을 진행해 1조348억원의 생산 차질을 빚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