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Q&A] 찰스 하웰3세가 실격당한 이유는?

2013-08-18 11:27

찰스 하웰 3세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찰스 하웰 3세(34)는 미국PGA투어에서 2승을 올리고 있지만, 한 때는 타이거 우즈(38· 이상 미국)의 뒤를 이어갈 선수로 평가됐다. 현재 세계랭킹은 83위, 올해 미PGA투어 페덱스컵 랭킹은 26위로 만만치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그가 18일(한국시간) 투어 윈덤챔피언십 3라운드 직전에 경기위원회로부터 실격통보를 받았다. 흔치 않은 일이었다.

하웰 3세는 이 대회에 테일러메이드의 신제품 드라이버 ‘SLDR’를 들고나갔다. 이 클럽은 몇몇 프로가 사용중이며 아마추어들에게는 다음달 시판될 예정이다. 이 제품을 2주전에 처음 쳐본 그는 “내가 본 클럽 중 최고”라고 말했다.
 
테일러메이드의 'SLDR' 드라이버 헤드 바닥.오른쪽 아래 검정색 오각형으로 된 부분이 무게추 덮개다.

SLDR는 헤드 아래에 위치를 조정할 수 있는 무게추를 달아놓은 것은 특징이다. 무게추를 이용해 스윙웨이트를 조정하고 페이드나 드로 등 원하는 구질을 낼 수 있게 한 제품이다. 그래서 시판되기 전부터 많은 골퍼들이 주시하고 있다.

이 클럽의 헤드 아래에는 무게추를 원하는 지점에 고정해주는 덮개(캡)가 있다. 테일러메이드는 이 클럽을 미국골프협회(USGA)에 제출해 공인제품으로 인증받았다. 물론 무게추와 덮개 등도 클럽의 한 구성요소였다.

하웰 3세는 2라운드 직전 연습장에서 이 클럽으로 볼을 치던 중 그 덮개가 덜렁덜렁해져서 떼어 버렸다. 덮개를 제거한 상태로 2라운드에서 플레이했다. 그는 합계 6언더파 134타의 공동 10위로 2라운드를 마쳤다. 선두와는 5타차로 3, 4라운드에서 치고올라갈 수 있는 위치였다. 그런데 누군가가 USGA에 하웰 3세가 손상된 클럽을 사용했다고 신고했고 USGA의 연락을 받은 미PGA투어의 경기위원이 상황을 파악한 후 실격을 내린 것이다.

하웰은 “연습할 때에나 2라운드 직전 테일러메이드 클럽담당 직원과 얘기를 했으나 덮개 유무가 성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사용해도 괜찮다고 했다”며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어 경기위원회와 USGA의 판정은 이랬다. “무게추 덮개도 엄연히 클럽의 일부분인데 그것을 뗀 채로 경기에 나선 것은 손상된 클럽, 비공인 클럽을 사용한 것이므로 실격”이라는 설명이었다. 요컨대 라운드 중 정상적인 플레이 과정에서 덮개가 떨어져나갔다면 상관없으나 라운드 직전에 떨어진 것을 알고도 라운드 때 사용했으므로 안된다는 것이었다.

USGA 관계자는 “덮개가 떨어져나감으로써 그 아래 무게추를 꽂는 구멍이 노출되고 이는 공기 역학상 클럽의 성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비공인클럽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규칙 4-1a 및 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