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무덤' 용인에 중소형 신규분양 성공할까

2013-08-15 16:42
전셋값 폭등에 중소형 공급 부족…분양가가 분양성패 좌우할 듯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그동안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렸던 경기도 용인의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중소형 아파트 분양이 잇따르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가 수천가구 쌓였지만 대부분 중대형 평형이어서 중소형 공급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건설사들이 분양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15일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용인의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는 총 3544가구다. 이 중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이 96.7%(3428가구)에 달한다. 반면 중소형 수요 위주인 전세시장의 경우 공급이 부족해 전셋값이 폭등하는 추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용인의 전셋값은 올들어 3.2% 상승했다.

이에따라 건설사들은 용인에 중소형 위주의 아파트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지난 6월 GS건설이 용인 신봉지구에 분양한 '광교산 자이'는 총 445가구 중 전용 85㎡ 이하 중소형이 313가구였다. 삼성물산이 오는 8월말 풍덕천동 일대에 분양하는 '래미안 수지 이스트파크'는 전체 845가구 중 전용 84㎡가 664가구에 이른다. 대림산업도 성복동에 '성복 e편한세상'을 연내 공급할 예정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성복 e편한세상은 당초 중대형으로만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시장 상황 악화로 인해 중소형을 상당수 포함해 분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용인에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은 중소형 공급이 부족했던 만큼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월 신갈동에 '기흥 더샵 프라임뷰'가 공급됐지만 신갈주공 재건축 사업이어서 일반물량 중 중소형은 47가구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용인의 집값 하락폭이 컸고 집값 상승 기대감이 사라졌기 때문에 중소형 아파트라도 신규분양을 받으려는 수요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용인에 중소형 공급이 부족했던 건 사실이지만 전세수요와 매매수요는 엄연히 다르다"며 "분양가를 많이 낮추지 않는다면 수요자들이 신규분양을 받으려고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광교산 자이의 경우 지난 6월 1~3순위 청약에서 전용 84㎡ 이하 5개 주택형에서 2개 주택형이 미달된 바 있다. 신봉동 D공인 관계자는 "광교산 자이 전용 84㎡의 분양가가 4억원대로 인근 아파트들의 최초 분양가보다 저렴해 그나마 청약이 어느 정도 이뤄진 걸로 안다"며 "하지만 입주 3년 밖에 안 된 인근 새아파트들의 매매가도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라 큰 이점으로 작용하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반기에 공급되는 중소형 신규분양의 성패는 분양가가 좌우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최근 수도권에서 분양이 성공적이었던 위례신도시나 판교 알파리움 등은 입지가 뛰어나면서도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도 저렴했던 게 주효했다"며 "용인은 특히 집값이 많이 떨어져 있고 미분양 아파트들도 할인 분양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분양가가 분양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사들은 최대한 주변 시세와 시장 상황을 감안해 분양가를 책정한다는 입장이다.

이재만 래미안 수지 이스트파크 분양소장은 "삼성물산 자체사업으로 내부 구성에 신경을 많이 썼기 때문에 인근에 입주 10년 이상 된 아파트들의 시세와 비교하긴 힘들지만 기존에 공급된 래미안 수지 이스트팰리스와 비슷하거나 조금 저렴하게 분양가를 책정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