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불경기에 PC기업, 과일도 판매…사업다각화 열풍
2013-08-15 14:43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중국의 유명 소비재 기업들이 사업다각화를 통해 불경기를 극복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PC 업체로 유명한 레노버인데, 레노버 지주사가 최근 농산물시장에 진출, 키위 또는 블루베리 등 고가 농산물을 판매중이다.
코트라 상하이무역관이 15일 중국의 유명 기업들이 기발한 사업다각화를 통해 불경기를 극복하는 이같은 사례를 소개했다.
PC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레노버는 2011년에도 스마트 폰 시장에 진출해 재미를 본 경험이 있다. 당시 1000위안대 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해 인기를 끌었으며 현재는 중국시장에서 삼성에 이어 둘째로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글로벌 3대 식음료기업인 와하하도 지난해부터 그룹 산하에 유통기업을 세우고 전 세계 우수 브랜드를 영입 중이다. 와하하 관계자는 앞으로 3~5년 내 중국 전역에 100여개의 쇼핑몰을 오픈하고 300여개의 브랜드와 독점 판매 계약을 맺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5년간 100억 위안을 투자할 계획이며 이미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등지의 100여개 유명 브랜드와는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와하하 관계자는 “최근 중국 중소도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트렌디하고 가격경쟁력을 갖춘 중·고급 수입 소비재 수요가 늘고 있다”라며 “2·3선 도시를 대상으로 쇼핑몰을 개설해 외국 브랜드를 입점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와하하는 한국산 의류, 화장품이 가격대비 품질이 우수하다고 보고 앞으로 한국제품과의 협력에도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와하하 기업은 음료시장 경기가 좋지 않아 2002년 아동복 시장, 2010년에는 유럽산 OEM 분유를 수입 유통시키는 등 사업 다각화를 일찍부터 추진해 왔었다.
유력 제약사인 윈난바이야오, 시우정야오예, 퉁런탕 등도 화장품, 치약, 샴푸 등 일용 화학품 시장에 진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윈난바이야오는 2004년 치약을 출시해 크게 인기몰이를 한 경험을 토대로 2011년에는 샴푸시장에도 진출해 성공했다.
하지만 유력 기업의 사업 다각화 열풍에도 실패를 맛 본 기업들도 있다. 중국내 탈모샴푸로 유명한 바왕그룹은 2010년 냉차시장에 진출했으나 매출이 기대치 이하로 나와 기업 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김상철 코트라 상하이무역관장은 15일 “진출 장벽이 낮은 화장품, 일용화학품, 의류, 식품분야가 중국 대기업들이 다각화하려는 우선 대상 분야”라며 “시장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겠지만 수입제품을 위주로 다각화를 추진하려는 기업도 있어서 한국제품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