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실세는 실세” vs 최경환 “국회서 자주 보자”

2013-08-14 15:50
한국기자협회 창립식서 ‘신경전’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14일 민주당의 장외투쟁 등 현안을 놓고 기자들 앞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창립기념식 축사에서 자신보다 먼저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발언권을 받았다가 양보한 점을 들어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소문대로 실세는 실세인 것이 맞는 것 같다”며 “제1야당 대표보다 우선하는 대접을 내게 양보해줘서 말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통상 당 대표를 축사 순서에서 우선을 두는 관례를 깬 주최 측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이날 세종시 현장최고위원회의 때문에 불참했다.

김 대표는 “대선 전후로 엄청난 국기문란이 연이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은폐축소, 왜곡침묵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은 신문과 방송을 통해 민주당이 왜 시청 앞에 텐트를 치고 주말마다 왜 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드는지 이유를 알고 싶어 한다”며 최근 언론 보도에 불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국민은 민주당이 왜 시청에 텐트를 쳤는지, 촛불을 드는지 신문과 방송을 통해 그 이유를 알고 싶어한다”면서 “언론이 이를 보도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희망을 갖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가 없으면 언론도 없다. 언론이 무너지면 민주주의도 무너진다. 여러분을 믿는다. 민주당도 열심히 하겠다. 함께 분발하자”며 언론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최 원내대표는 “김한길 대표를 국회에서 자주 뵈야하는데 기회가 없어서 아쉽다”며 “오늘 만남을 계기로 국회에서 자주 뵙기를 바란다”고 말해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꼬집었다.

그는 “마음을 열고 대화하고 의논하고 상의할 자세가 되어 있다. 잘 모시고 모든 국정을 잘 타협해서 잘 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김 대표를 겨냥, “이번 행사는 언론인 공제조합 출범 발대식의 의미도 겸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정치권에서 도움을 주려고 해고 김 대표께서 국회에 돌아와야 의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원내대표는 “날씨가 무더운 가운데 천막에서 고생하는 김 대표님을 비롯한 야당 여러분들도 고생하지만, 국민들도 폭염속에서 굉장히 갑갑해 하고 있다”면서 “여당 원내대표로 야당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송구하다. 하루 빨리 돌아와 산적한 국정 현안을 논의하는 모습을 보이게 노력하자”고 민주당의 원내복귀를 촉구했다.

한편 한국기자협회는 1964년 언론윤리위원회법 제정 반대 투쟁을 계기로 창립됐다. 현재 170여개 언론사 1만여명의 현직 기자들이 회원으로 가입한 국내 최대 언론단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