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원저우, 2주택 구매 허용…지역경제 살린다

2013-08-14 14:03
중국 도시중 처음으로 주택구매제한 고삐 풀어

[사진=신화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한때‘원저우 부동산 신화’를 일궜던 중국 저장(浙江)성 ‘경제 일번지’ 원저우(溫州)시가 최근 집값 폭락으로 지역 경제발전의 발목을 잡자 중국 지방도시 중 처음으로 부동산 규제를 고삐를 풀었다.

중국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는 14일 원저우시 주택건설위원회 관료를 인용해 국무원 부동산구매제한 정책 범위 내에서 원저우시가 현지 부동산 규제책을 조정해 원저우 호적을 가진 주민들의 2주택 구매를 전격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원저우시는 지난 2011년 3월 주택 구매제한령을 발표한 이래 현재까지 주민들의 원저우 시내 2주택 구매를 제한해왔다.

원저우시가 2년 반만에 부동산 규제 고삐를 푼 것은 원저우 지역경제와 긴밀히 연계돼있는 현지 부동산 경제를 살리기 위함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한 때 원저우 부동산 신화를 창조하며 주택 건설에 열을 올렸던 현지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부동산 규제책 발표 이후 집값이 30~40%씩 떨어지면서 자금난에 시달려왔다. 이는 결국 지난 2011년 원저우발 금융위기를 초래해 원저우 경제에 타격이 됐다.

원저우시 주택가격은 지난 2011년 9월 이래 22개월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5~6월 원저우는 중국 70개 주요도시 중 유일하게 집값이 하락한 도시로 꼽히기도 했다.

이 같은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지난 상반기 원저우 지역 GDP 증가폭도 7.4%에 그쳐 저장성 전체 GDP 증가폭인 8.3%에 1%포인트 가까이 못 미쳤다. 사오싱(紹興)·타이저우(台州) 등 주변 도시보다도 1% 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원저우의 저장성 3대 경제도시 지위도 사오싱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원저우 한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사장도 “원저우 시장에 부임한 지 두 달도 채 안된 천이신(陳一新) 신임 시장은 원저우가 지역 실물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줄곧 강조했다”며 “이번 주택구매 규제책 조정도 지역경제를 부양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주택 매매가 활성화되면서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자금운용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원저우시의 2주택 구매 허용으로 현지 중고주택 거래가 활성화돼 침체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관측했다. 한 부동산 개발업체 관계자는 “올 하반기 원저우 집값이 10% 이상 추가 하락할 것으로 우려됐는데 이번 정책 완화로 하락속도가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2주택 구매 허용이 실물경제 살리기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저장대 한 지역경제연구원은 “원저우 신규주택 가격이 현재 ㎡당 2만 여위안으로 쑤저우·둥관 등보다 두 배로 여전히 높은 데다가 원저우 주민 평균 소득도 별로 높지 않아 원저우 현지 기업·인재·자본의 외부 유출이 심각한 상태”라며 부동산 규제 완화로 실물경제가 살아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