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대 의정부시의회 성적표 보니...‘낙제점’
2013-08-14 11:44
‘시의원 13명 중 8명 조례안 대표 발의 없어’<br/>‘의원 자질론, 의회 무용론 비난’
아주경제 임봉재 기자= 경기 의정부시의회 시의원 3분의 2가 지난 3년간 단 1건의 조례안도 대표 또는 단독 발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시의원들의 자질문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3일 아주경제가 의정부시의회로부터 제출받은 조례안 발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0년 7월1일 제6대 시의회가 개원한 후 지난달까지 시의원 발의로 제출된 조례안은 모두 53건으로 집계됐다.
제6대 시의회 개원 3년간 전체 시의원 13명 중 38.5%인 5명이 1건 이상의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61.5%에 해당하는 8명은 지난 3년간 단 1건의 조례안도 대표 또는 단독 발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1건 이상의 조례안을 발의한 시의원의 소속 정당별로는 민주당 3명, 새누리당 2명 등이다. 무소속 의원은 조례안을 발의한 바 없다.
정당별 시의원 중에서 민주당은 6명 중 3명인 50.0%가, 새누리당은 6명 중 2명인 33.3%가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셈이다.
의원별로는 자치행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강은희 의원이 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민주당 최경자·이은정 의원 각 2건, 새누리당 안정자·국은주 의원 각 1건 순이었다.
규칙안을 대표 발의한 한 시의원도 새누리당 강세창, 민주당 노영일 의원 등 단 2명에 불과했다.
임기를 1년 앞둔 제6대 의정부시의회 의원들의 초라한 성적표가 공개되자 시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시의원의 핵심기능 중 입법활동에 해당하는 조례안 발의가 수준 미달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시의원들의 자질론을 넘어 시의회 무용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시민 김모(37·여)씨는 “의원님들이 하는 일은 안하고 세비만 축내는 것 같아 화가 난다”며 “시민들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이 같은 행태는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시민들은 발의한 조례안도 타 지역 사례를 모방하는 등 의정활동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의원들의 세비는 반납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하고 있다.
이에 대해 K모 시의원은 시의원들이 입법활동에 불성실한 이유에 대해 “시의원들이 공천권을 가진 지역 국회의원들을 위해 일하기도 하는데 의정활동을 할 틈이 있겠느냐”며 “기본적으로 자질이 부족하거나 불성한 문제도 있지만, 의정활동이 선거와 직결되면 누구나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도 의원들의 의정활동 성적표를 토대로 투표해야 진정한 지방자치가 실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6대 의정부시의회는 상·하반기 의장단 선출을 놓고 장기파행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빚은 데 이어 낙제점의 성적표까지 공개되면서 시민들로부터 ‘시의원 자질론’, ‘시의회 무용론’이란 비난을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제6대 의정부시의회는 2010년 6월2일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선출된 시의원 13명(지역구 11, 비례대표 2)으로 같은 해 7월5일 개원했다. 임기는 2010년 7월1일부터 2014년 6월30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