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가격 재인상 '초읽기'

2013-08-13 15:45

아주경제 전운 기자 = 우유가격 재인상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정부 눈치를 보던 대형마트가 소비자 가격 인상을 미루자 유업체들도 공급가 인상을 잠시 보류했지만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업체들은 원유가격 연동제가 적용된, 즉 가격이 인상된 원유를 지난 3일부터 사용해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는 1ℓ당 106원 올랐지만 유업체들은 이를 공급가에 적용하지 못한채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팔수록 손해라는 의미다.

실제로 서울우유는 지난 3일부터 하루에 2억원, 매일유업은 1억1000만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업체들의 연간 영업이익이 최대 300억원을 넘지 못하고, 대부분 100억원 안팎임을 감안하면 이같은 손해는 치명적이다.

특히 지난 2011년 원유가격이 올랐을 때도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은 정부의 압박으로 가격 인상을 3개월 가량 미뤄왔다. 서울우유도 대형마트 등에서 50원 할인 행사를 1년 가까이 시행하며 적자를 면하지 못했다.

때문에 유업체들은 인상 보류 기간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업체 관계자는 "2011년에는 3개월씩이나 인상을 보류했지만 현재는 업체들이 그럴만한 여력이 없다"며 "길어봐야 1개월이 넘지 못할 것이다"고 전했다.

이달 말까지 가격 재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 2011년과 달리 이번에는 원유가격 상승분 외에 물가 상승분도 감안해 가격을 재인상한다는 방침이다.

유업체들도 수년간 물가 상승에 따른 부분을 가격 인상에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물러설 수 없다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유업체들의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물가 상승분을 고려하지 못한채 계속해 손해만 볼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한계에 다다른 유업체들이 이번에는 양보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업계 전문가들은 원유가격 상승분인 106원은 기본이고, 매일유업과 서울우유가 계획했던 250원까지도 재인상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서울우유와 매일유업은 기존대로 '250원 인상안'을 고수하며 하나로마트 등과 막판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유업도 지난 12일 대형마트 관계자들과 만나 우윳값 인상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으며, 오는 24일을 전후에 250원 올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