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성의 부동산힐링테크> 집값보다 비싼 전세, 어떻게 봐야 할까

2013-08-13 09:35

최근 수원 영통구 영통지구에서 전용 59㎡ 아파트의 전세금이 집값보다 더 비싼 수도권 첫 사례가 나왔다. 집값은 1억9000만원인데 전세금은 최근 2억원에 거래됐다는 것이다.

집값보다 비싼 전세가 지방도 아닌 수도권 경부라인 주요 택지지구에서 나왔다는 점에 눈길이 간다. 물론 같은 단지의 같은 동·호수도 아닌,급매로 나온 매물과 로열층 전셋값을 비교한 것이긴 하다. 하지만 같은 아파트, 같은 주택형에서 전셋값이 매맷값을 앞지르는 현상이 발생한 것은 놀라운 일임에 분명하다.

이러한 현상 이면에는 주택 구매력이 충분한 매매 대기수요자들이 주택시장을 짓누르는 각종 규제와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로 마지막까지 전세로 버텨보자는 시장의 왜곡된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씁쓸해진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는 없다. 전세대란의 주요 원인이 과도한 규제로 인한 시장 침체인 만큼 규제가 점진적으로 풀리거나 실물경기가 활성화되면 집값은 다시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전세수요자들은 미래의 예비 매매수요자들인 셈이다. 전세수요는 장기간 폭발적으로 쌓여왔기 때문에 시장이 정상화되면 이들 수요는 어느 정도 매매시장으로 진입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전세난만 탓하면서 임시방편으로 이를 막아보려고 전월세상한제라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는 전셋값이 집값보다 높은 현상이 발생하는 왜곡된 주택시장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전세대란을 막을 방법이 무엇인지부터 검토해야 한다.

검토를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와 분양가 상한제 폐지, 그리고 수도권에만 족쇄처럼 적용되고 있는 DTI 손질 등이다. 이를 통해 전세수요자들이 매매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서서히 터줘야 한다.

그렇지 않고 현재 상태로 계속 전세수요가 폭증하고 미친 전셋값 현상이 지속되면 결국 어느 순간 전세에서 매매로 수요가 전환되는 타이밍에서 집값 폭등 사태는 피할 수 없게 된다.

불필요한 규제와 징벌적 세부담만 풀거나 완화해도 전세시장은 비교적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지금은 전세수요를 합리적으로 매매수요로 바꿔 거래정상화와 전세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정책 운용의 묘가 절실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