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병규 기자=알레르기에 민감한 학생들에게 관련 식재료는 목숨을 걸고 피해야 할 대상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거의 의무적으로 먹게 되는 학교급식에 알레르기 유발 식재료가 포함됐다면, 그리고 이 음식을 모르고 먹게 된다면 건강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이에 학교급식에 알레르기 유발 식재료가 사용됐는지 미리 알 수 있도록 학교급식법이 개정된다고 교육부가 7일 밝혔다. 이 같은 개정 학교급식법이 지난 5월 22일 공포됨에 따라 후속 조치로 공지 방법을 담은 학교급식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식재료 중 학교급식에서 공지할 대상인 원재료는 난류(가금류)·우유·메밀·땅콩·대두·밀·고등어·게·새우·돼지고기·복숭아·토마토 등 12가지. 이들 원재료의 식별번호가 표시된 식단표를 가정통신문으로 발송하거나 학교 홈페이지에 올리고, 급식을 할 때 학생들이 알 수 있도록 식당이나 교실에 게시해야 한다.

교육부가 지난해 전국 초 1·5학년,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2학년생 2만7000여명을 대상으로 식품 알레르기를 경험 했는지 조사한 결과 12.6%가 경험했다는 답을 얻은 바 있다.

또 이번 개정안에는 안전하고 위생적인 공간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급식인원수를 고려한 크기의 ‘식당’을 갖출 수 있도록 급식시설 세부기준에 근거를 마련했다. 다만 공간부족 등으로 별도 식당을 갖추기 곤란한 학교는 교실배식에 필요한 운반기구와 위생적인 배식도구를 갖추어야 한다.

이외에도 김치 완제품은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적용업소에서 생산된 제품만 사용하도록 의무화했다.

미생물이나 바이러스 오염에 따른 급식사고를 막기 위해 가열조리식품은 중심 온도를 75℃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하고, 패류 등 노로바이러스 오염우려 식품은 85℃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하도록 했다. 학교급식소에서 조리한 음식은 최대 2시간 이내에 배식을 완료해 미생물 증식에 따른 식중독 사고를 막기로 했다.

시행규칙 개정안은 법령개정 절차를 거쳐 오는 11월23일부터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