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 서울상의 회장 후보 사실상 수락, 30일 발표할 듯

2013-07-29 16:17



아주경제 채명석·박재홍 기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서울상의 회장 후보 추대 수락 여부가 빠르면 30일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29일 "이날 오전 회장단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박 회장을 차기 서울상의 회장 후보로 추대한 뒤 오후에 이동근 상근부회장이 박 회장을 만나 추대 결과를 설명했다"며 "이에 박 회장은 '상의 회장은 우리나라 경제발전과 회원기업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이므로 수락이라는 권위적인 용어는 맞지 않고 하루이틀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일단 추대를 받은 만큼 박 회장이 검토를 하겠다는 것인데, 이와 관련 이 부회장은 “박 회장이 회장단 의견을 수락하실 것으로 보지만 공식답변은 내일정도 하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9일 손경식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의 발표로 한 달여 동안 회장 자리가 공석인 상태로 남아 있던 대한상공회의소와 서울상의가 업무공백 우려를 딛고 발 빠른 정상화에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박 회장 후보는 다음달 12일 열리는 서울상의 의원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신임 서울상의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을 겸하는 지금까지의 관례에 따라 다음달 21일 대한상의 의원총회를 거쳐 대한상의 회장으로도 선출될 전망이다.

신임 회장은 2015년 3월까지 중도사퇴한 손 전 회장의 잔여임기 1년 7개월가량을 채우게 된다. 서울상의와 대한상의 회장 임기는 3년으로 두 차례까지 연임할 수 있으며, 전임자의 잔여임기는 6년의 임기 연한에 포함되지 않는다.

후보로 거론되던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과 서민석 동일방적 회장은 고령을 이유로 회장직을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30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상의 긴급 회장단 회의에는 16명의 서울상의 부회장단 중 10명이 참석했다. 박 회장은 두산그룹 이사회 일정이 있어 불참했다. 이 자리에는 이동근 대한·서울상의 상근부회장을 비롯해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 김윤 대림산업 부회장, 심경섭 한화 사장, 김원 삼양홀딩스 부회장, 신박제 엔엑스피반도체 회장,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 김희용 동양물산 회장,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 부회장이 참석했다.

회의를 마친 후 이 부회장은 브리핑에서 "참석한 10명의 부회장이 박 회장을 적임자로 판단했다"며 "회의에서는 상의라는 조직의 대표성과 위상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국내외적으로 한국의 경제계를 대표할 수 있는 기업과 기업인이 회장이 돼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재계 순위에서 공기업을 빼면 두산그룹이 12위이며, 포스코와 KT까지 빼면 10위에 오른다"는 말로 그룹의 위상에도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상의와 인연이 깊은 두산가의 일원으로 박 회장이 서울상의 회장에 이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선출되면 두산그룹은 고 박두병 회장과 고 정수창 회장, 박용성 회장에 이어 네 번째 상의 회장을 배출하게 된다.

박 회장은 두산그룹의 혁신을 주도한 주인공이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소통하는 회장으로 대중과도 친숙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1955년생인 그는 두산그룹의 창업주인 고 박두병 회장의 6남1녀 중 5남으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보스턴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 졸업 후 한국외환은행에서 2년여간 근무한 뒤 1982년 두산음료에 입사한 그는 동양맥주(현 OB맥주), 두산건설 등 계열사를 거쳐 1995년 동아출판사(현 두산동아)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최고경영진 대열에 합류했다.

이어 두산그룹 기획조정실장, OB맥주 부사장을 역임하며 1990년대 중반부터 IMF 외환위기 직전까지 이어진 그룹 구조조정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1998년 지주사인 ㈜두산 대표이사에 오른 그는 소비재 위주였던 두산그룹 사업구조를 중공업 위주로 전환하는 작업을 맡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는 물론 미국 밥캣, 영국 밥콕 등 굵직한 기업 인수·합병(M&A)과 OB맥주 등 기존 계열사의 매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등 42건의 M&A를 챙기며 'M&A 전도사'로 불리기 시작했다.

지난 2009년부터 서울상의 부회장을 맡아왔으며, 2012년부터 두산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자신이 고안한 '사람이 미래다'라는 광고 카피대로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서라면 오지라도 찾아가 직접 만나는 등 인재를 영입하고 양성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