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은 살아있다?…생존 위한 진화 거듭
2013-07-25 13:51
게임-러브-리얼 버라이어티, 현재는 어디?
아주경제 신원선 기자= 예능의 진화 속도가 갈수록 빨리지고 있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예능의 진화는 20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각종 예능프로그램이 활성화된 2000년대 들어 코미디 프로그램에 게임 버라이어티라는 신종이 출현했다. ‘MC대격돌 공포의 쿵쿵따’, ‘일요일이 좋다-X맨’, ‘강력추천 토요일-동고동락’이 인기를 끌었다.
다음 주자는 러브 버라이어티. ‘강호동의 천생연분’,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 ‘실제 상황 토요일-연애편지’가 흥행했다. 실내에서 게임을 한다든가 남녀 연예인들이 출연해 서로 맘에 드는 짝을 찾는 등 정형화된 틀이 있었다.
이어‘무한도전’, ‘1박 2일’, ‘패밀리가 떴다’ 등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등장하며 과거 예능의 틀이 설 곳을 잃었다. 한동안 시청자들은 다양한 실제 상황에 직면에 생고생을 하는 연예인들을 보며 웃었다.
올들어 예능 프로그램에 지형변화가 일어났다. 예능과 체육의 ‘콜라보’ (Collaboration·협업) 프로그램들이 등장했다.
KBS2 TV ‘우리동네 예체능’은 남녀노소 함께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건강 버라이어티를 모토로 내걸었다. 탁구를 시작으로 볼링을 거쳐 배드민턴까지 생활 속 체육활동을 예능과 접목했다.
MC 강호동을 중심으로 한 연예인 군단과 평소 운동을 즐기는 시청자들의 대결은 예상치 못한 웃음을 제공한다. 국가대표도 아닌 보통사람들의 비범한 실력에 놀라고, 이기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연예인들의 사투에 웃는다.
SBS ‘맨발의 친구들’도 예능에 체육을 더했다. 최근에는 한류를 대표하는 아이돌과 MC들이 다이빙국제마스터즈 대회에 출전하는 모습을 그렸다. 기존의 예능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땀의 의미와 진정성을 담아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여기에다 MBC ‘진짜 사나이’는 체육보다 아예 한술 더 떠 군대에서의 육체적 활동에서 웃음의 포인트를 찾았다.
잊을 수 없는 군대 체험을 통해 군필자나 그 가족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미필자에게는 다양한 각도에서 군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한다.
시청자들을 프로그램에 직접적으로 참여시키는 시도, 연예인을 전문적 영역이나 특정 집단에 투입해 체험케 하는 형식은 새롭다. 신선함에서 오는 반가움이 지속되려면 눈앞의 시청률 상승에 급급해 이미 ‘멸종된’ 예능이 걸었던 길을 가서는 안 된다. 예능과 체육의 결합 예능에 보이기 시작한 선정적 소재와 자극적 편집이 자제되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