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전작권 전환 재연기 요청
2013-07-17 18:39
김관진 국방…배경 주목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김관진 국방장관이 최근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과 회담에서 오는 2015년 말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한국으로 전환하는 시기를 연기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 돼 그 배경이 주목된다.
17일 복수의 정부 당국자들의 말에 따르면 정부가 전작권 전환 연기를 제의한 시기가 지난 3월 북한이 대남 위협 수위를 급격히 높인 이후인 것으로, 전작권 전환연기 제의의 배경이 안보불안의 영향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올해 초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는 등 남북관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언급, 전작권 전환시기 재연기를 제의했음을 사실상 확인했다.
우리 정부의 전작권 연기 제의에 미국이 어떻게 호응할지는 확실치 않다.
미군 당국에서는 지난 2010년 1차로 전작권 전환 시기가 연기됐을 때도 내부 반대가 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으로의 전작권 전환은 군사적 측면에서는 언제든 가능하다는 것이 미군 내부의 기류였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군사적 차원을 떠난 정치적 입장에서 미국의 대응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차례 전작권 전환을 연기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미국이 우리측 제의를 수용할지 여부는 속단할 수 없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들은 현재 한반도 안보상황으로 미뤄 미측이 연기 제의를 수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그동안 전작권 전환 작업의 검증과 관련, 내년 3월과 8월에 각각 진행될 키 리졸브(KR) 연습과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통해 기본운용능력(IOC)을 점검하고 완전운용능력(FOC)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혀 왔다.
정부 관계자는 "오는 2015년 전작권을 전환하는 것은 시기적으로나 안보 상황으로 보면 너무 촉박하다는 여론이 많다"며 "정부는 이런 여론을 고려해 전작권 전환 상황을 면밀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3월 5일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정전협정을 백지화하겠다고 위협한 데 이어 같은 달 26일에는 전략로켓군과 장거리포병 부대에 ‘1호 전투근무태세’ 명령을 내리는 등 대남 위협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북한이 대남 협박을 계속한 가운데 지난 6월 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김관진 국방장관과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간 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전작권 전환 시기 연기를 구체적으로 제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참여정부 당시인 지난 2007년 2월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2012년 4월17일'로 합의됐던 전작권 전환 시기는 우리 측의 요청으로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6월 26일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2015년 12월 1일'로 한차례 연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