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미래창조과학부는 세종대 생명공학과 엄수종 교수와 이상왕 박사(제1저자) 연구팀이 비타민 A의 대사물질인 레티노익산에 의한 줄기세포의 분화과정을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레티노익산은 줄기세포를 신경세포로 분화시키는데 쓰이지만 작용기작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불완전한 분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검문점 역할을 하는 단백질 복합체를 규명함에 따라 향후 줄기세포 분화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레티노익산은 음식 등에 있는 비타민A가 체내에서 대사돼 만들어지는 물질로 세포의 분화 조절이나 장기 발달에 관여하는 등 생리활성을 갖는다.

연구결과는 셀 자매지 몰레큘라 셀지 1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줄기세포는 특정기능을 가진 세포로 한번 분화되면 다시 원상태로 되돌릴 수 없어 분화신호에 대한 세포의 정교한 대응이 필요하다.

세포분화과정에서 유비퀴틴이 DNA가 감겨있는 골격인 히스톤 단백질에 결합하면서 DNA를 느슨하게 풀어줘 해당 부위의 유전자 발현이 촉진되는 것은 알았지만 구체적인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줄기세포에서 히스톤 단백질(H2B)에 붙어있는 유비퀴틴을 떼어내는데 관여하는 두 단백질 BAP1 및 ASXL1이 레티노익산 수용체와 복합체를 이루면서 완벽한 분화를 위한 검문점 역할을 하는 것을 알아냈다.

줄기세포에서는 히스톤 단백질에 붙은 유비퀴틴을 계속 떼어내 염색질 구조가 단단하게 유지되면서 결과적으로 분화관련 유전자의 발현이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복합체는 줄기세포가 분화신호인 레티노익산이 들어와도 바로 다른 세포로 분화되지 않고 잠시 멈추도록 한다.

레티노익산 노출초기에는 이들 복합체로 인해 히스톤에 대한 유비퀴틴 결합이 저해되면서 염색질 구조가 풀리지 않아 분화 관련 유전자의 발현이 억제된다.

분화신호에도 불구하고 분화를 잠시 지연시키는 것이다.

레티노익산 노출이 계속되면 이들 복합체가 만들어지지 않아 히스톤에 대한 유비퀴틴 결합이 증가하고 염색질 구조가 느슨해지면서 분화가 신속하게 진행된다.

엄 교수는“이번 연구는 레티노익산에 의한 분화과정에서 ASXL1·BAP1 이 분화 검문점으로 작용함을 알아내 향후 레티노익산에 의한 줄기세포의 분화와 후성유전학의 연관성에 대한 학문적 토대를 마련한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