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금융이 열린다…"외국은행 전액 출자법인 허용"

2013-07-10 10:37
"리커창 총리도 금융개혁안 승인"

상하이의 여름야경. [상하이(중국)=신화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중국 당국이 상하이(上海) 푸둥(浦東)자유무역지대에 외국은행 설립을 자유화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내놓음으로써 중국 금융시장의 진입장벽을 대폭 낮출 예정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이 3년 안에 자유무역지대 건설이 예고된 상하이 푸둥지역에 기존의 복잡한 절차없이 외국 은행이 직접 전액 출자법인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등 자유로운 진출을 허용할 예정이라고 9일 보도했다.

SCMP는 "중국 국무원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이미 이와 같은 금융개혁안을 승인했다는 소식통의 증언이 있었다"며 "이 같은 조치가 글로벌 은행과 중국 국내은행간의 경쟁을 통해 금융개혁의 시작을 알리고 상하이를 글로벌 금융도시로 키우기 위한 방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외국은행이 중국에 자회사를 설립하려면 먼저 비영리기관을 설립하고 위법행위나 문제없이 2년이 지나야지만 중국 은행감독위원회에 법인전환신청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신청 후 까다롭고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쳐야 하며 바로 여기에서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또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1년에 단 1개의 지점만 설립이 가능하다.

그러나 앞으로 자유화 조치가 실시되면 외국은행들은 푸둥자유무역지대에 자유롭게 100% 순수 자회사 혹은 합작법인을 신속하게 설립할 수 있게 된다.

이 외에 외국은행에 금융거래 청산서비스(결제이행책임 부담)를 허용해 위안화 국제화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만약 청산서비스가 허용되면 홍콩으로 몰려있는 역외 위안화 거래가 상하이로 대거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역외 위안화 예금 1조 위안 중 약 7000억 위안을 홍콩이 보유하고 있다.

또한 중국 국내 민간업체나 외국 기업이 푸둥자유무역지대에 회계사무소, 신용평가사 등 금융회사를 적극 설립하도록 장려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7년 외국계 은행의 중국 법인 설립을 허용했으며 외국 은행의 진출로 중국 은행업의 혁신, 서비스 수준제고, 경쟁력 증진 등 금융시장의 빠른 발전을 이뤘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에는 49개 국가 및 지역의 외국계 은행 법인 42개, 지점 95개, 대표처 197개가 진출해있다.

비록 최근 중국 경기회복세가 기대이하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중국 은행업 사업 수익률이 2015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예상하는 등 시장전망이 밝아 이번 조치로 외국계 은행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