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사태…국조 공방에 이어 개혁 논쟁으로
2013-07-09 20:19
與 “국내 파트 존치” vs 野 “해체 수준 개혁”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국가정보원 국정조사를 놓고 공방을 벌이던 여야가 이제는 ‘개혁’이라는 화두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때 국정원의 선거 개입 의혹 파문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입수 시점을 둘러싼 공방으로 번지기도 했으나 여야 모두 출구전략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여야는 9일 현재 국정원을 개혁할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그러나 개혁의 주체, 국정원 업무 중 국내파트 존치 여부 등 각론에서는 여야 간 시각차가 존재한다.
새누리당은 대북정보 강화, 사이버테러 대응, 경제안보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국정원 스스로 개혁 방안을 마련하라”는 전날 박 대통령의 언급에 주목하고 있다.
여권은 박 대통령의 언급을 국정원 개혁은 국내 파트는 손을 보되, 국내에서 전개되는 대북 업무까지 건드리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 파트에서 진행했던 대테러 예방, 간첩 적발 등의 업무는 다른 파트로 이관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그대로 존치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같은 맥락이다.
국정원 출신인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국내 정보는 전부 (관여)하지 마라, 해외 정보만 (관여)해라, 이게 가능하겠는가”라면서 “이 부분에 대한 논란이 많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전략홍보본부장인 김재원 의원도 다른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국정원이 스스로 개혁하지 않는다면 그때 외부에서 칼을 들이댈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한 철저한 책임추궁과 함께 국정원의 국내 정치개입 원천차단을 요구하는 등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우선 정치와 거리가 멀어야 할 국정원이 대선개입 의혹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를 통해 스스로 정치와 갈등의 중심에 섰다고 비판하면서 개혁의 첫 단추로 수장인 남재준 국정원장을 정면 겨냥했다.
당 국정원개혁운동본부 국민홍보단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원세훈 전 원장은 구속수사를 하고 남 원장은 해임해야 한다“며 ”인사 책임을 묻지 않으면 아무것도 진전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또 국정원 개혁 방향으로 ‘국내 파트 해체를 통한 정치개입 원천차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정원 국조특위 신기남 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파트를 별도로 운영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지적했고,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도 전날 “국내 정치파트를 해체하는 수준의 국정원 개혁이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진성준 의원은 최근 국정원의 국내정보 수집을 금지하고 수사권을 이관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정원 개혁 법안을 발의했다.
진선미 의원도 조만간 수사권 제한과 국내 보안정보수집, 정보·보안업무 기획조정 권한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