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아름다운 행복나눔마켓 자원봉사자

2013-07-09 18:19
-행복나눔마켓 봉사자,손태분-

아주경제 윤재흥 기자= 세상에는 우리가 상상도 못하게 어렵게 사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분들을 보면 더 도와주지 못하는 게 속상할 따름이에요.

손태분씨(60 모현동)는 익산 행복나눔마켓에서 4년간 몸담고 있는 봉사자다. 매장정리부터 태그붙이기, 재고정리, 배달봉사까지 그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그가 익산행복나눔마켓과 인연을 맺은 건 지난 09년도이다. 계약직으로 1년간 일을 열심히 했는데 안타깝게도 그만 나와 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억울한 마음이 컸지만 정든 동료들과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들이 생각나 자원봉사자 신분으로 다시 마켓을 찾게 됐다.

손씨는 “나눔마켓이 처음 생겼을 때는 물품 정리부터 관리까지 컴퓨터 없이 손으로 일일이 다 하고 20kg 쌀도 척척 짊어지고 일 많이 했어요. 진짜 열심히 했는데 그만 나오라는 얘기 들었을 땐 너무 섭섭하고 억울했어요. 솔직히 나오고 싶지 않았지만 그동안 가족같이 지낸 동료와 팀장님 특히 물품을 받고 환하게 웃는 이웃들이 생각 나 안나올 수가 없어 자원봉사라도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현재 행복나눔마켓 자원봉사자의 수는 10여명이다. 이들 중 7명은 손씨를 비롯해 몇 년 간 계속 봉사를 해오고 있다. 행복나눔마켓 봉사는 매장일과 배달일로 구분되는데 배달봉사자들이 따로 있긴 하지만 거동이 불편해 배달서비스를 받는 150여명을 모두 책임지기는 힘든 실정이다. 이런 사정 탓에 손씨는 매장 일을 돕다 배달까지 참여하게 됐다.

손씨는 이제 자신의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행복나눔마켓에 대한 꿈이 있다. “후원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후원이 적게 들어올 때가 있는데 어려운 이웃들이 필요한 물품을 못 가져가면 그렇게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아무래도 많이 찾는 건 먹는 거거든요. 그쪽에 다양한 후원이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또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마켓이용에 만족하지만 소수 이용자들은 물건이 없다며 저희를 야단치는 경우도 있어요. 이용자들의 생각이 개선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더 욕심을 부리자면 배달봉사자들의 참여가 더 많아지기를 희망해요.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 중에 마켓 물품만으로 사시는 분들도 많거든요.”

이웃이 좋아 짤린 직장에 다시 돌아와 봉사를 4년째 하고 있는 손씨에게 행복나눔마켓과의 인연은 분명 운명이었을 것이다. 이웃에 대한 사랑을 온 마음과 몸으로 하고 있는 손씨는 분명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사람이었다.

한편 구 익산경찰서 1층에 자리잡은 행복나눔마켓은 시민, 단체의 정성어린 기탁금품을 차상위장애가구와 위기가정에게 물품으로 무상 지원해주고 있다. 매달 1,300여명의 이웃들이 이용하고 있으며 각자 필요한 물품을 마트에서 쇼핑하듯 골라가고 있지만 거동이 불편한 이들에게는 배달서비스를 하고 있다. 50여개의 기업 및 단체와 1천여명의 시민이 CMS를 통해 후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