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재의 골프 노하우(4)
2013-07-09 08:10
그립에 따른 어드레스 각도. 위크 그립을 하면 상대적으로 꼿꼿하게 서고 백스윙이 원활해진다. 스트롱그립은 팔과 샤프트가 일직선에서 벗어나 상체가 구부정해진다. |
위크 그립, 뉴트럴 그립, 스트롱 그립을 잡고 어드레스를 하면 몸이 서있는 자세가 각각 달라진다.
위크 그립에서는 손목이 아래쪽으로 처지므로 샤프트가 지면을 향해 뻗는 각도와 팔이 지면을 향해 뻗는 각도 차이가 작고, 몸은 거의 굽히지 않는 자세가 된다. 뉴트럴 그립, 스트롱 그립으로 갈수록 팔과 샤프트가 이루는 각도가 점점 더 커지고, 몸도 더 꾸부린 자세가 된다. 겉모양새는 스트롱 그립인데 실제로 그립(클럽)이 왼손바닥에 놓이는 위치는 위크인 경우에는 어드레스에서 드러난다.
이 세 가지 자세 중에서 백스윙하기에 가장 편한 자세는 위크 그립 어드레스다. 왜냐하면 손목이 아래쪽으로 처져 있어서 손에 힘이 가장 적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골프를 열심히 하다 보면 “어, 백스윙을 어떻게 해야 하지?”하는 순간이 올 수 있다. 초보자도 아니고, 그동안 계속했던 골프인데, 백스윙을 어떻게 하는지 잊어버리다니…. 그러나 대부분의 골퍼들이 그런 경험을 한다. 너무 열심히 공부하면서 골프 연습을 하다 보면 가장 원초적인 동작인 백스윙을 잊어버린다. 그 이유는 뭔가 새로운 것을 익히느라고 자세가 경직되고 손에 힘이 너무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 때 백스윙 감각을 되찾는데 가장 좋은 연습이 위크 그립 어드레스로 백스윙하는 것이다. 볼을 치라는 것이 아니다. 그냥 백스윙 감각만 찾으라는 것이다.
백스윙 자체에 어려움을 느끼는 골퍼들이 실제로 위크 그립으로 볼을 치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런데 위크 그립으로 제대로 거리를 내려면 손목이 강해야 한다. 전설적인 골퍼 벤 호건이 여기에 해당한다. 위크 그립으로 ‘아웃-인’ 스윙궤적을 가졌지만 볼은 낮은 탄도의 페이드 구질이었다. 그리고 손목 힘도 워낙 좋았지만 임팩트 순간에 왼손목을 안쪽으로 젖혀서 강한 손등을 만듦과 동시에 클럽의 로프트를 낮추는 일석이조의 효과로 볼을 쳐서 낮은 탄도의 장거리 샷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손목이 강하지 않은 골퍼의 위크 그립은 드라이버샷의 경우 볼이 많이 뜨고 거리가 짧으며 슬라이스가 날 확률이 높다. 그래서 이런 구질을 가진 골퍼가 볼의 탄도를 낮추려면 그립 잡는 것을 바꿔야 한다. 뉴트럴 그립, 스트롱 그립으로 갈수록 볼의 탄도가 낮아진다.
스트롱 그립이 스트롱한 이유는 손날로 볼을 치기 때문이다. 손목 힘이 약한 골퍼가 손등 방향에서 힘을 받으면 손등이 밀린다. 그러나 손날 방향에서 힘을 받으면 거뜬히 견뎌낼 수 있다. 드로 구질을 가지려면 스트롱 그립을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임팩트 순간에 손목이 밀리지 않아야 클럽 페이스가 열리지 않는다. 그래야 ‘인-아웃’ 궤적에서 자연스러운 드로 구질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스트롱 그립에서는 손목의 회전이 더 원활해지고 코킹과 언코킹 타이밍에 따라 타구의 방향이 결정되므로 그 일관성을 기르는 것이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