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코넥스 출범에 프리보드 ‘사면초가’

2013-07-08 15:53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코넥스’ 시장이 출범하면서 유사한 목적을 가진 장외시장인 ‘프리보드’가 천덕꾸리기 취급을 받고 있다. 투자자는 물론이며 금융당국을 비롯해 이 시장을 운영하는 한국금융투자협회까지 외면하고 있다.

지난 5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코넥스 시장이 ‘프리보드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전망에 반박 보도자료를 내며 코넥스 시장 실패론 확산을 차단했다.

프리보드와 본질적 차이를 비교하며 코넥스 시장은 해외 신시장 성공·실패사례 등을 면밀히 검토·분석해 설계한 ‘준비된 시장’이라고 강조하며 프리보드가 향후 코넥스의 출범 탓에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프리보드가 금융당국으로부터도 소외되는 모습이다.

금투협 또한 프리보드 시장 위축을 인정하며 단기간 내 활성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급투협 관계자는 “현재 프리보드 지정을 위해 심사 등의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은 없다”면서 “프리보드와 코넥스 시장이 겹치는 기능이 많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금투협은 침체된 프리보드를 기존과 다른 방향으로 운용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 비상장주권 매매거래 기능을 살려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장외시장으로 유지할 뜻을 내비쳤으나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또 프리보드 기능을 보완할 새로운 장외시장(OTC) 설립에 대해서도 금투협과 금융당국 간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그간 금투협은 프리보드가 출범 초기 9억원에 달하던 거래대금이 지난 5일 기준으로는 3000만원도 채 안 돼 사실상 폐장 취급을 받고 있다. 또 업계의 불만을 개선하지 않은 채 지난해 2월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되레 프리보드부를 축소했다.

코넥스의 설립으로 비상장기업을 지원해오던 프리보드의 정체성이 모호해져 점차 그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다. 금투협이 조금 일찍 프리보드 활성화 대책 마련에 나섰다면 이처럼 불명예스런 퇴진은 없었을 것이라는게 증권시장 주변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