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 ‘1t 트럭, 경차’, 없어서 못 판다
2013-07-08 06:02
상반기 베스트셀링 모델 등극, 중고차 시장서도 인기
현대자동차는 최근 포터 이륜구동 모델 외에 사륜구동 모델을 새롭게 출시했다. [사진=현대차] |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경기 불황이 길어지면서 서민 생계형 차량인 1t 트럭과 유지비가 저렴한 경차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에서 늘 선두 자리를 지켰던 준중형차와 중형차는 물론 캠핑 열풍을 등에 업은 SUV를 제치고, 경차와 1t 트럭이 각각 상반기 누적 판매 1, 2위를 차지한 것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대표적인 1t 트럭인 포터는 지난 6월 8491대가 팔리며 월간 신차 판매량 1위에 올랐다. 포터가 쏘나타, 아반떼, 그랜저 등 승용차보다 많이 판매된 것은 8년 10개월 만이다.
이처럼 포터가 인기를 끄는 것은 내수 불황에 승용차의 판매가 주춤해진 반면, 생계형 차량을 소비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아반떼, 쏘나타 등 현대차의 주요 승용차 모델은 각각 전월 대비 판매가 14.5%, 12%씩 줄었다.
현대차 판매대리점 관계자는 “포터는 소규모 창업자나 배달업 등 자영업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차량”이라며 “경기가 불황일수록 판매 문의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포터를 출고하려면 1~2개월씩 기다려야 한다”고 전했다.
기아자동차의 대표 경차인 모닝은 상반기 4만6801대가 팔리며 전체 누적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사진=기아차] |
경차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대표 경차인 모닝은 상반기 4만6801대가 팔리며 전체 누적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올 들어 모닝은 매달 7000~8000대를 판매되며 기아차의 전체 판매량을 견인하고 있다. 한국지엠의 쉐보레 스파크도 상반기 2만7000대가 넘게 팔리며 경차 열풍을 입증했다.
기아차 판매대리점 관계자는 “자동차의 크기보다는 연비 등 경제성 때문에 경차를 찾는 고객이 꾸준하다”며 “자동차 2대 이상 소유하는 세컨드카 고객도 많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중고차 시장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한 중고차 업체 조사에 따르면 시장에서 가장 빨리 판매되는 중고차 1위는 2011년식 기아차 모닝이었다. 2011년식 모닝은 시장에 내놓은 지 평균 14.55일이 지나면 바로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문에서 경차가 1위를 차지한 것은 집계 이래 처음이다.
경차와 함께 올 연말 단종을 앞둔 한국지엠 다마스, 포터 등 생계형 차량도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중고차 업체 관계자는 “최근 다마스, 포터의 구매 문의와 거래량이 부쩍 늘었다”며 “특히 장사를 시작했다가 잘 안 돼 재판매되는 차량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