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류공장 방글라데시 “산업구조재편 요주의”
2013-07-03 11:28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세계의류제조공장 방글라데시의 노무환경 급변과 산업구조재편으로 방글라데시에 진출한 우리 봉제 업체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코트라는 3일 '방글라데시 의류산업 환경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우리 투자기업들이 높이보고 멀리 가는 전략으로 현지 노동 및 안전법규 강화에 철저하게 대비하고 생산성을 높여 대형바이어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 인근에서는 2012년 11월 타즈린 의류 공장 화재, 2013년 4월 라나 플라자 공장건물 붕괴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12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두 사건은 의류공장 안전기준 대한 자성과 비난을 불러일으켰으며 선진국 바이어 등의 현지 노동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특히 2013년 말 총선을 앞두고 정정 불안이 심화되는 가운데 일어난 사고여서 그 반향이 더욱 크다.
일반 소비자, 국제노동기구, 정부의 비판에 직면한 글로벌 의류 바이어들은 방글라데시 측에 개선안 마련과 시행을 촉구하는 한편, 자사 제품 생산 공장에 강화된 안전 기준 적용과 감사를 시행하고 있다.
또 스웨덴 H&M사의 주도로 지난 5월 '방글라데시 공장에 대한 화재 및 안전 합의안'이 마련돼 이미 캘빈클라인, 토미힐피거의 모회사인 PVH, C&A, Primark, Zara의 모회사인 Inditex, Puma 등이 서명했다.
미국 정부는 노동환경과 안전 개선 노력 미흡을 이유로 방글라데시에 제공해오던 최빈국 특혜관세(GSP) 혜택을 중단했다. 방글라데시 정부와 산업 협회도 의류공장에 대한 안전 교육 및 감시·감독 활동을 강화했지만 대내외적 요구에는 현저히 모자란 수준이다.
한편 근로자 최저임금이 2010년 이후 3년만에 재조정 될 예정인데 50~100%의 대폭 인상이 예상되며, 노조 활동에 대한 제한 완화, 근로자 복지 및 안전 규정 강화를 담은 노동법 개정안이 의회에 제출, 청문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동맹 파업, 대규모 시위 등 사업 여건 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전반적 제조원가가 상승, 저임 국가로서 방글라데시의 강점이 약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컨설팅 기업 매킨지가 글로벌 체인의 의류조달담당자(CP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89%가 방글라데시를 차세대 조달 국가로 선정한데서 볼 수 있듯이 여전히 방글라데시의 의류산업 경쟁력은 인근국에 비해 높다. 따라서 생산성 제고를 통해 원가상승을 억제하면서 바이어의 까다로운 조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일부 제조업체로 수요가 집중, 제조업체간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코트라는 이번 보고서 작성을 위해 현지 주요 한국투자기업 20개사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우리 기업들은 여러 변화 중 임금 상승, 바이어 이탈, 바이어의 공장 기준 준수 강화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최근의 공장 및 근로기준 강화 움직임이 현지 경영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의류 부문에 있어 방글라데시의 중장기적 입지에 대해서는 다른 경쟁국도 제조 원가가 상승하고 있는 점, 현재의 불안정은 경쟁력 제고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이유로 대다수가 방글라데시의 입지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높아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코트라 다카무역관 김삼식 관장은 “우리 투자기업은 단순히 저임금 생산의 이점을 노리는 방글라데시 진출은 지양해야 하며, 생산성제고,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해 바이어가 찾는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