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돈가뭄'…은행->부동산->지방정부 '불똥'?

2013-06-27 15:05

[신화사사진]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중국 은행권에서 시작된 유동성 위기가 중국 부동산기업과 지방정부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중국 신징바오(新京報)가 27일 보도했다.

중국 지난(暨南)대 후강(胡剛) 교수는 “현재 대부분의 부동산기업,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주요 자금조달원은 바로 은행 융자”라며 ‘그림자금융’이 현재 중국 부동산 경기를 지탱하는 주요 기둥인 상황에서 은행권 유동경색으로 부동산신탁·자산관리상품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 부동산 부문의 신탁자금 조달액은 900억 위안 이상으로 전체 부동산 융자의 3분의 1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은행신탁, 자산관리상품 틍 은행권 부외자산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한다면 부동산 기업이 타격을 입는다는 것.

중국 부동산데이타연구원 천성(陳晟) 원장도 “부동산은 자금밀집형 산업으로 대다수 부동산 기업이 장기간 은행 융자에 의존하는 등 레버리지 비율이 높다”며 “일단 돈줄이 마르면 은행 신탁대출·자산운용상품 등 은행권 부외자산에 의존해 자금을 조달해 온 부동산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천 원장은 “상반기 부동산기업 주택 판매 실적이 괜찮았지만 하반기에는 자금난으로 중소 부동산 기업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며 “상반기부터 이어져온 집값 오름세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부동산 기업들의 자금난은 곧바로 지방정부 채무 악화로 직결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부동산 기업들이 토지 매입에 나서지 않으면 토지수입이 급감해 그 동안 토지수입으로 재정을 꾸려온 지방정부의 채무 상환 부담이 더욱 가중되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에서 지방정부 부채 문제는 그림자 금융과 마찬가지로 중국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는 ‘시한폭탄’으로 비유된다. 일각에서는 지방정부 부채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은 충격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말 기준 중국 전체 지방정부 부채 규모가 10조7000억 위안에 달했다. 지방정부 채무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여서 지난 2011년 말에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 수준인 12조8500억 위안으로까지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