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전망치, 산업계는 낮추는데 정부는 올려?
2013-06-25 17:02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놓고 민간 연구기관은 산업계는 불안감을 반영해 낮추고 있으나 정작 정부는 이를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양측의 시각차가 커지고 있다.
25일 재계 및 산업계 따르면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25일 공개한 ‘경제전망과 정책과제’ 분기 보고서를 통해 올해 우리 경제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2.3%로 낮춰 발표했다.
이 수치는 전경련이 지난 18일 개최한 ‘2013년 하반기 경제·산업전망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자로 나선 윤창현 금융연구원 원장이 제기한 2.6% 전망치보다 낮은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도 24일 기존 3.1%에서 0.5%포인트 낮춰 제시한 2.6%를 제시했다.
연간 전망치를 축소 조정하면서도 현대경제연구소는 하반기에 3.3%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 달리 한경연은 하반기에도 2.9%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암울한 예측을 내놨다. 한경연이 전국경제인연합회 소속 민간 씽크탱크이자 재계의 입장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볼 때 이번 전망치는 그만큼 기업들이 하반기 이후에도 경제 회복이 어려울 것임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변양규 한경연 거시정책연구실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중국의 질적 성장 전환, 일본 아베노믹스의 부작용 등으로 대외여건의 개선이 불투명해지고 있다”며 “여기에 가계부채 디레버리징, 주택경기 부진, 과도한 경제민주화 논의 등으로 내수 회복이 제약될 가능성이 높아 하반기 및 연간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난 4월 전망치를 3.0%로 축소 발표한 LG경제연구원과 삼성경제연구소 등 민간 경제연구소들도 기존 전망치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국책 연구기관들도 여전히 2% 중반의 전망치를 유지할 내다봤다. 산업연구원이 24일 올해 경제성장률을 2.7%로 전망했으며,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원장을 지냈던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5월 3.0%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다.
상황이 이런데, 과연 정부가 오는 27일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에서 기존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지 관심이다. 앞서 지난 9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2.3%에서 2.6∼2.8%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불과 20일도 안되는 기간 동안 버냉키 쇼크에 중국발 악재까지 터졌으니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부정적인 전망을 희석시키기 위해서라도 기존 방안대로 상향 조정을 실행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으나 문제는 수치만으로 산업계의 불안감을 씻어주기는 어렵다는 데 있다.
전경련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월 전망치는 90.7로 3개월 연속 기준선 100이하를 기록했으며, 대한상공회의소가 25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3분기 BSI 전망치도 97로 집계돼 2011년 4분기(94) 이후 8분기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기업의 체감심리는 정부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까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실질적인 경제 회복 및 성장률 달성을 위해서는 기업 활동 자율성을 높여줄 수 있는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