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물질 누출 없이 반응하는 화학공정 개발

2013-06-24 11:30

OsO4촉매고정 화학공정미세유체칩.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미래창조과학부는 김동표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 연구팀이 랩온어칩과 통합형 미세유체시스템을 이용해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을 누출 없이 반응시킬 수 있는 안전한 화학공정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지에 2편이 연달아 게재됐다. 4월 24일자 논문은 6월호 표지논문으로도 선정되고 영국 화학전문지에 기사로도 소개됐다.

랩온어칩은 실험실에서 수행하는 복잡한 실험을 손톱만한 크기의 칩 위에서 간단히 구현할 수 있도록 만든 장치이고 통합형 미세유체시스템은 각각의 기능을 가진 미세유체 반응기를 직렬로 연결해 생산, 정제, 분리와 같은 모든 반응이 외부 노출 없이 반응기 안에서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말한다.

200년 동안 널리 이용되어 온 유리실험기구 등 초자 반응기는 위치나 시간에 따라 농도나 조성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렵고 부산물도 함께 발생해 원하는 물질을 분리 정제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독성물질이나 악취물질의 외부 누출을 제어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했다.

반면 극소량의 시약으로 이용할 수 있는 미세유체시스템은 사고발생시 대처가 용이하고 폐액이 적게 발생해 친환경적이다.

연구팀은 석유화학물질의 분해공정에 이용되는 미량의 4산화오스뮴의 외부 누출을 막을 수 있는 소형 칩을 개발해 공정의 안전성을 높였다.

4산화오스뮴은 항암 물질 등 약제 중간물질을 합성하는데 이용되는 중요한 촉매이나 극미량 노출만으로도 실명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다.

가로 및 세로 5cm 크기의 소형 칩에 있는 머리카락 굵기의 도랑 내부에 4산화오스뮴을 고정시켜 기존 초자반응기보다 50배 이상 효율적인 반응을 하도록 했다.

이 칩은 딱딱한 스탬프 대신 저렴하고 부드러운 몰드를 이용해 패턴을 제작하기 때문에 대량생산에 유리하다.

연구팀은 또 길이 3m, 지름 500um의 가는 모세관 안에 이소시아나이드의 합성부터 정제, 분리 그리고 다음 반응까지 4개 공정이 연속으로 이루어지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소시아나이드는 3종 이상의 화학물질이 결합하여 유용한 제약물질을 합성하는 다중반응에 중요한 물질이나 악취가 심하고 인체노출시 강한 두통을 유발하는 물질이다.

시스템은 이소시아나이드를 바로 합성하고 바로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하고 기존 초자반응기보다 반응시간도 10~20배 빠른 것이 특징이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로 안전하고 무해한 화학공정이 개발됐고 앞으로 친환경적 신화학물질 개발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