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환경부가 친환경 허위 제품 표시 기업들을 제재하기 위한 관련 법 정비에 나선다. 그동안 공정거래위원회가 독점 행사한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 중 환경 관련 분야만 별도의 단속권을 갖는 셈이다. 제재안은 기존 공정거래법상 수위와 동일한 기준으로 명시해 친환경 위장 상품을 근절시킨다는 복안이다.

20일 환경부에 따르면 산하기관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환경표준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른바 ‘짝퉁’ 친환경 상품(그린워싱)을 가려내는 가인드라인 마련에 나섰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해당 가이드라인을 그린워싱이라고 칭했다. 이는 그린(Green)과 화이트 워싱(White Washing)의 합성어로 친환경적인 면을 부각해 허위·과장하는 기업 상품을 뜻한다.

해외 사례 보면 미연방거래위원회는 ‘그린 가이드(Green Guides)’를 통해 기업이 소비자를 속이지 못하도록 하는 안전한 상품 광고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그린 가이드에 맞지 않는 기업 광고는 위원회가 직권으로 해당 기업을 기소하는 등 권한을 행사한다.

환경부도 미연방위원회의 녹색관련 해당 권한을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일단은 연내까지 세제류, 목욕용품 등 생활용품 분야에 대한 녹색위장 제품의 유형, 사례, 관련 주요용어, 판단기준 등을 만들고 내년부터는 전 분야로 확대 추진할 심산이다. 아울러 가이드라인이 완료되면 적발된 기업에게 행정적·형사적 제재를 병행할 수 있도록 과징금·검찰고발 등이 담긴 법 개정에 착수할 계획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는 녹색관련 표시 제품은 46%가 허위·과장 표현하거나 중요정보를 누락하고 있다. 특정 제품의 경우는 2% 미만의 친환경 성분을 포함해 놓고 100% 친환경 제품인 것처럼 왜곡된 정보를 흘리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그린워싱 정책을 추진키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 여성정책연구원 및 한국소비자원과 합동체계를 구축했다.

현재 여성정책연구원은 녹색관련 표시광고 적정성 평가 등 실태조사에 착수했으며 환경부가 별도로 그린워싱 사업자의 적발·제재 등을 추진키 위해 공정위와 표시·광고법 관련 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공정위 측도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인력과 예산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전체분야의 위반 행위를 적발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환경부가 미연방거래위원회의 ‘그린 가이드(Green Guides)’ 같은 정책을 추진하는 데는 표시·광고법 예규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며 “녹색관련 제품의 표시를 적발하고 제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원활한 관련법 개정이 관건으로 공정위 측도 긍정적”이라고 언급했다.

이상화 환경산업기술원 실장은 “먼저 가이드라인을 만든 후 내년에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 조문을 통한 법 개정을 추진할 생각”이라며 “과징금·과발 요건 등은 구체적인 사안은 공정위와 우선 협의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