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에서 마이크로RNA 분해물질 발견
2013-06-20 11:30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안광석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팀 이상현 박사과정 연구원이 인체 감염 바이러스를 이용해 마이크로RNA 분해원리를 밝혀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생명과학분야 저명학술지 셀의 자매지인 셀 호스트 앤 마이크로브 12일자에 게재됐다.
이 연구로 마이크로RNA 과다생성으로 인한 여러 질병에서 선별적으로 제거하는 치료제 개발의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크로RNA는 길이가 23 뉴클레오티드 이하의 작은 한가닥 RNA 조각으로 단백질을 만들지는 않으나 발생, 성장, 노화 등 다양한 생명현상 등에 관여하는 조절자로 사람의 경우 1000종의 마이크로RNA를 갖고 있다.
유방암이나 폐암, 림프종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마이크로RNA에 대해서는 생성과정의 조절기작 등이 비교적 잘 알려진 반면 분해과정의 조절원리는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사람 세포거대바이러스(HCMV)가 마이크로RNA(miR-17)를 특이적으로 분해하는 것을 발견하고 이 물질을 마이크로RNA제거인자(miRDE)라고 명명했다.
사람 거대세포바이러스는 60억 인류의 80%가 만성 감염돼 태아의 선천성 기형을 일으키고 장기이식 환자의 생명을 앗아가는 주된 바이러스이나 치료제나 백신은 아직 없는 실정이다.
마이크로RNA 제거인자는 50 뉴클레오티드로 구성된 RNA 물질로 miR-17에 결합해 마이크로 RNA의 분해를 촉진한다.
연구에 이용된 miR-17은 림프종을 일으키는 발암유전자로 이 제거인자 miRDE가 결합하는 부위의 염기 몇 개를 변형시키면 분해되지 않았다.
이는 마이크로RNA제거인자의 작동원리가 마이크로RNA와 상보적인 결합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제거인자의 염기서열을 자유자재로 조작할 경우 다양한 질병치료에 응용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바이러스의 독성기전도 이해하게 됐다.
바이러스의 제거인자가 숙주세포의 miR-17을 분해해야 바이러스가 활발히 증식할 수 있었다.
제거인자를 잃은 바이러스는 세포에 침투하더라도 증식이 느렸다.
안 교수는 “바이러스에서 단서를 얻어 난제로 남아있었던 마이크로RNA의 분해과정에 접근할 수 있었다”며 “암이나 다른 난치성 질환을 일으키는 마이크로RNA에 대한 억제제 개발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