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부동산 정책 포럼> "국회 여·야·정 특별 부동산위원회 설치해야"”

2013-07-05 15:29
허강무 부동산연구원 실장 "실효성 갖춘 법제 재설계 이뤄져야"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입법기관인 국회에 특별위원회 형태의 여·야·정 부동산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대선 공약에서 약속한 방안을 '국민 대타협'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허강무 한국부동산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아주경제 주최로 열린 '2013 부동산 정책 포럼'에서 향후 주택 정책의 과제에 대해 "정부 의지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국회 차원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허 실장은 앞으로 정부는 달라진 주택시장 환경에 맞춰 제대로 된 주택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선 달라진 주택시장 환경에 대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를 들었다. 건설업계의 최대 먹거리 중 하나인 SOC 감소로 업계 전반의 구조적 변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허 실장은 "그동안 SOC 재고 물량이 상당히 축적된데다 경제위기 극복 차원에서 SOC 부분에 투자가 집중된 점 등이 감안해 정부가 최근 몇년 새 예산을 많이 줄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도시화율과 주택 보급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도시화율은 1960년 39.1%에 그쳤지만 2011년말 91.1%까지 상승했다. 2011년 기준 주택 보급률은 전국 102.3%로 1년새 0.4%포인트 올랐다. 독일(99%)·네덜란드(97.8%)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낮은 주택 보급률로 주택 공급 위주 정책을 펼쳐왔지만 이미 선진국보다도 주택 보급률이 높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는 2~3명의 소규모 가구가 급증하면서 이에 맞춘 주택의 공급이 요구되고 있다. 서울·수도권 1~2인 가구는 현재 40%에 달하며 2030년에는 60%에 육박할 것으로 허 실장은 내다봤다. 출산율은 1980년 2.82에서 2010년 1.23명으로 줄었고 2030년에도 1.41명으로 추정돼 인구 증가세는 둔화될 전망이다.

가계 부채 및 주거비 부담이 높아진 것도 중요한 주택시장 환경의 변화 중 하나다. 국내 가계부채(가계신용 기준)는 3월 현재 961조원으로 증가 추세다. 가계 자산 74% 가량이 주택 등 부동산이어서 주택 가격 하락은 금융기관 부실 및 실물경제 침체 등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허 실장은 지금까지의 정부 주택 정책은 이처럼 달라지고 있는 시장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거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안 마련에만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주택시장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대책이 나눠질 수 있는데 지금까지 대책은 주택 거래가 침체되면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초래한다는 측면에 치우쳐 있었다"며 "지난 5년간 정부가 발표한 대책만 18차례에 달하지만 큰 효과를 얻지 못했고 이번 4·1 대책도 약발이 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허 실장은 대책 발표 이후 주택 매매시장 동향에 대해 "주택 매매 거래가 줄고 있으며 매매가격 역시 하락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서울·수도권 주택 매매 거래량은 2006년 69만8000건에서 지난해 27만2000건으로 크게 줄었다.

전세시장의 경우 전세가격지수가 지속 상승하는 모양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까지 전세와 월세 비중은 3대 1이었지만 최근에는 1대 1로 월세 가구 수가 증가했다. 매매가격은 감소하고 임대시장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허 실장은 이번 대책 특징을 △거래활성화를 위한 보조금 지원 △임대주택 공급 확대 △규제 완화 추진 3가지로 나눴다.

그는 "재정 부담과 형평성 문제를 낳는 한시적인 거래 활성화를 위한 부동산 보조금 정책은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의 주택 정책은 전환기 시장에 맞도록 근본적인 주택관련 법령을 다시 설계하는 쪽으로 방향이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PPT 다운로드]-<전환기 주택정책의 과제-허강무 한국부동산연구원 연구조정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