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김영희(58·가명) 씨는 최근 퇴직하면서 고민이 커졌다. 남편에 이어 자신도 직장을 그만두게 되면서,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를 사기 위해 받은 주택담보대출금을 갚기가 빠듯해졌기 때문이다. 이자를 연체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대출을 받아 산 아파트 값은 이미 떨어진 지 오래. 그러던 중 김 씨는 대출금 상환을 돕는 주택연금 상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김 씨는 "집을 내놓아도 팔릴 것 같지 않고, 빚 갚기가 막막했는데 이제 한시름 놨다"며 웃었다.

김 씨가 도움을 받은 상품은 주택금융공사(HF)의 '사전가입 주택연금' 상품이다.

3일부터 선보인 이 상품은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50세 이상의 하우스푸어를 위한 상품이다. 하우스푸어란 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무리한 대출로 인한 이자 부담 때문에 빈곤하게 사는 사람들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주택연금은 집을 담보로 평생 연금을 받아 노후 생활자금으로 쓰는 상품이다. 부부 모두 60세 이상이어야 하고 9억원 이하의 주택을 대상으로 한다. 주택구입과 사행성, 사치 오락성을 제외하고는 용도에도 제한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사전가입 주택연금'은 부부 모두 50세 이상이고 6억원 이하의 1주택자이면 가입이 가능하다. 가입자가 일시인출금을 연금지급한도의 100%까지 사용해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한 후 그 집에서 평생거주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기존 대출금 상환용으로만 용도를 한정했다.

아울러 가입자가 부채를 상환한 후 잔액이 있으면 부부 중 더 나이가 어린 쪽이 60세가 되는 해의 가입월부터 평생 주택연금을 지급한다.

서종대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사전가입 주택연금 도입으로 과도한 주택담보대출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50대 이상 1주택자의 고충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서민과 함께하는 주택금융기관의 역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반 주택연금의 경우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공사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주택소유자만 60세 이상인 경우에도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최근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생활비 마련이 어려운 고령층이 보유 부동산으로 소득을 얻으려는 심리가 확대되면서 주택연금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7년 7월 주택연금 출시 후 올 3월말까지 총 가입자 수만 1만3932명에 달한다.

자세한 사항은 공사 콜센터(1688-8114) 또는 공사의 전국 지사(홈페이지 참조)에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