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서울시 종로구의 창신·숭인 뉴타운(재정비촉진)이 주민 요청으로 지구 전체가 해제 절차를 밟는다. 뉴타운 출구전략으로 구역별로 개별 해제된 사례는 있었지만 서울 시내 총 35개 뉴타운 가운데 지구가 통째로 해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창신·숭인 뉴타운 지구의 14개 촉진구역 중 7개 구역이 지난 4월 토지 등 소유자의 30% 이상 동의를 얻어 구역 해제를 신청함에 따라 뉴타운 지구 전체의 해제 절차에 들어간다고 13일 밝혔다. 주민공람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 및 재정비위원회 심의를 거쳐 오는 8월 해제할 예정이다.

창신동 일대 84만6100㎡는 지난 2007년 창신·숭인 뉴타운지구로 지정됐다. 그러나 1개 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구역은 재정비 사업 주체가 없을 뿐 아니라 부동산 경기침체로 뉴타운 기대심리가 하락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구역 해제를 신청한 곳은 창신7∼10구역·창신12구역·숭인1∼2구역으로 총 면적이 44만6100㎡에 이른다.

7개 구역의 동시 해제되면 주거지형 뉴타운의 지구지정 최소면적인 50만㎡를 넘지 못한다. 또 광역적 계획을 바탕으로 추진하는 뉴타운 지구 사업이 사실상 의미가 없어진다.

뉴타운 지구가 해제되면 창신7∼8구역과 숭인2구역 일부는 동대문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창신1~6구역은 도시환경정비예정구역으로 각각 환원된다. 창신9~12구역과 숭인1구역은 일반지역으로 돌아간다.

이들 지역은 건축 제한이 없어져 자유로운 재산권 행사가 가능해진다. 주택 개량·신축·증축 등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시는 해제 구역의 주민이 원하면 지역 특성을 고려해 주거환경관리사업, 가로주택정비사업, 리모델링 활성화 사업 등의 대안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구역 해제를 요청하지 않은 7개 구역은 주민이 사업 진행을 원하면 정비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이건기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창신·숭의 뉴타운 지구는 오랜 기간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아온 주민들이 지구 해제라는 결과를 얻어 낸 첫 사례”라며 “앞으로 창신동 일대 지역산업 활성화를 위해 봉제업체와 골목상권 보호 등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34개의 뉴타운 지구 중 향후 2~3곳이 추가로 전체 해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