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이명박 정부 대형 토목사업으로 공기업 부채 크게 늘어나"
2013-06-12 21:54
9개 공기업 부채 121% ↑…안정성 수익성 ↓
아주경제 주진 기자=이명박 정부에서 보금자리주택, 4대강 사업 등 대형 건설 및 토목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바람에 공기업 부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2일 이명박 정부의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 등의 부처와 전력공사, 토지주택공사(LH), 도로공사, 석유공사, 수자원공사 등 9개 주요 공기업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에 감사를 받은 9개 공기업의 2011년 말 부채는 284조원으로 2007년 말 128조원보다 121%나 증가했으며, 재무구조의 안정성이나 수익성 등 주요 지표가 모두 악화됐다.
LH는 국토부의 무리한 보금자리주택 건설방안과 계획 변경에 따라 재무 역량이나 사업 타당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했고, 재원 및 수요 부족으로 사업이 지연ㆍ취소됨으로써 부채 증가의 원인이 됐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정부는 2009년 9월 4대강 사업 중 33개 공구 공사를 수자원공사가 회사채를 발행해 추진하도록 한 상황에서 2012년 말 현재 33개 중 23개 공구 시설을 준공인가 공고해 '수자원공사법'에 따라 국가에 무상귀속됐는데도 공사에 대한 지원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도로공사의 고속도로 사업에서도 2007∼2010년 개통된 '익산∼장수' 등 9개 고속도로의 경우 2011년 교통량이 타당성 조사 때의 예측량 대비 평균 4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사업 추진과정에서 타당성 부풀리기, 재무구조 악화 방지방안 등이 미흡했던 것으로 지적됐다.
또 지경부는 석유공사의 자주개발률을 경직적으로 운영, 수익성 없는 자원개발 M&A, 탐사광구 투자 소홀 등의 부작용을 초래했다.
한전의 경우 국내 대기업의 경쟁력이 대폭 강화됐고 제조원가 중 전력비 비중이 감소했는데도 산업용 전기요금을 총괄원가보다 낮게 책정해 과소비와 재무구조 악화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반면 월평균 주택용 전기 사용량은 1995년 요금 누진율 적용기준을 고수하는 바람에 누진율을 적용받은 가구의 비율이 1995년 5.3%에서 2011년 33.2%로 급증했다.
감사원은 "무디스, 피치 등 외국 신용평가기관이 공기업 종합신용등급 상향 조정을 유보하는 등 공기업 부채가 국가재정에 부담이 될 우려가 있다"며 "정책사업 수행 및 요금 통제로 인한 공기업 부채는 정부 결정에 따라 발생한 것이어서 공기업 부채를 총량관리하는 대책 등을 마련하라고 기재부 장관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