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G2 첫 정상회담> 한반도 안정 모색·경제관계 전환점
2013-06-06 16:23
한반도 안정 및 비핵화, 새 대국관계 구축 강조<br/>반전된 미국·중국 경제… 중요한 전환점 전망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일(현지시간)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정상회담은 7일부터 이틀간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서니랜즈에서 비공개 만찬 등을 통해 미국과 중국의 당면 과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는 한반도 문제, 경제협력, 사이버 안보, 시리아 분쟁 등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이 양국의 경제관계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 강대국간 힘겨루기… 한반도 문제 협력할까
우선 두 정상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북핵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위기상황이 이번 회담의 주의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곳이 단순한 과거 냉전 갈등지역일 뿐만 아니라 지정학적으로 두 강대국간 힘과 영향력이 첨예하게 각축하는 곳이기 때문에 양국간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두 정상은 한반도의 안정과 비핵화에 대한 합의를 강조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시 주석은 북한에 핵실험 중단을 요구하며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요청했다. 한반도 사태와 함께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 문제,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시리아 사태 등도 거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 정상은 국제적 안정을 지키기 위해 공동 노력하자는 태도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최근 양국간 사이버 테러 논란이 일면서 이에 대한 타협안도 모색될 전망이다. 사이버 테러는 미국 경제 및 국가 안보에 주요 위협요소가 되고 있다고 미 국방부는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 미국 국방과학위원회(DSB)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국방부 무기 프로그램 40개와 무기 시스템 설계안 30여개가 중국의 해커들로부터 해킹당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자신들을 모함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해킹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에서 주요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할 수는 없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양국관계가 발전하고 새로운 국면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쑹룽화 중국 공공외교협회 비서장은 "두 정상이 각자가 직면한 국내외의 중요 도전 등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중국측이 미국에 양국간 새로운 대국관계 구축을 강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美·中 경제상황 반전… "이번 회담이 경제관계 전환점"
이번 정상회담이 양국 경제관계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중국의 경제가 오랜 호황 끝에 급격히 둔화된 반면, 미국 경제는 금융위기 이후 긴 슬럼프를 벗어나며 활기를 되찾는 상황에서 정상회담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마크 윌리엄 애널리스트는 "최근까지 미·중 지도자간 회담에서 중국측에 승리주의 분위기가 형성됐었다"며 "그러나 중국이 중기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기존의 분위기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1월 후진타오가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 경제는 최고 전성기였다.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을 유지하면서 당시 1분기에 9.3%의 경제성장률을 이뤄냈다. 반면 미국 경제는 같은 기간 0.1% 성장에 그쳤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반전됐다. 미국 경제는 올해 1분기 2.4% 성장했다. 미국 경제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제조업·주택지수 등은 활기를 되찾았다. 특히 셰일가스 혁명으로 강력한 에너지 국가로 우뚝 섰다. 반면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는 올해 1분기에 6.4%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분기별 수치다. 금융과 부동산 분야의 거품을 진정시키고 과학과 산업의 기술혁신을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시 주석은 미국 내 중국 투자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양국 경제관계의 초점을 다시 맞추는 데 이번 정상회담이 좋은 기회라고 전한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현재는 미국이 중국의 개혁과제를 지지하고 지원할 수 있는 적절한 때"라면서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양국의 이해관계에 부합한다"고 조언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최근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블록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가입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양국간 투자 확대와 무역 자유화를 이끌어내는 데 새로운 경제관계를 조율하는 것이 도움을 줄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