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과 이건희 회장 시안 삼성전자 공장 둘러볼 예정

2013-06-11 17:16
시진핑 고향 방문으로 주석과 유대 강화

박근혜 대통령(왼쪽)과 이건희 회장(오른쪽)/사진=이형석, 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이달 말 방중할 예정인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길 방문지로 상하이(上海)가 아닌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을 낙점했다. 박 대통령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현재 한창 건설중인 삼성전자의 시안 반도체공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오는 27일 베이징에 도착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자들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시안으로 이동해 일정을 소화한 후 30일 귀국할 예정이라고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이 6일 전했다.

그동안 박 대통령의 방중 귀국길 방문지로는 상하이가 유력하게 검토됐었다. 상하이는 중국의 경제수도로 양국의 경제협력을 강조하는 상징성이 큰데다,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또한 상하이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위치했던 곳이기도 하다.

노태우 전 대통령 이래 역대 대통령들은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귀국길에는 상하이에 들르곤 했다. 다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5월 정상회담 때 상하이를 건너 뛰고 칭다오(靑島)와 청두(成都)를 들렀다.

박 대통령이 귀국 방문지로 상하이가 아닌 시안을 택한 것은 시안이 갖고 있는 여러가지 상징성 때문이다. 우선 시안은 3000년 역사의 고도로 중국의 자부심을 상징하는 곳이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이 도읍으로 정한 곳이며 13개 왕조가 시안을 수도로 선택했다. 박대통령은 시안에서 중국의 자랑인 병마용을 들릴 예정이다.

또한 시안은 시진핑 주석과도 인연이 깊다. 부친인 시중쉰(習仲勛)은 시안 인근의 푸핑(富平)현 사람이며 시진핑 역시 어린시절 푸핑에서 하방시절을 보냈다. 시안방문은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유대관계를 높여줄 수 있다.

게다가 시안에서는 삼성전자가 70억달러를 투자해 반도체공장을 건설중에 있다. 70억달러는 중국 전체에서 외자유치액으로는 최대수준이다. 160여개 국내외 협력사들이 동반진출할 예정이다.

현재 시안에는 단지 1200여명의 교민들이 거주하고 있을 뿐이지만 앞으로 그 수가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박대통령의 시안방문은 시 주석과의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양국 경협을 촉진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박대통령이 귀국길 방문지로 상하이를 택하지 않은 것은 임시정부 청사 방문을 회피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임정청사를 들르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만주국 장교복무 경력을 둘러싼 불필요한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