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리모델링 수직증축 수혜대상 2만6000여가구

2013-06-10 09:17
성남시 정자동 느티마을·야탑동 매화마을 등 사업 탄력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리모델링 수직 증축 허용 등 규제 완화로 전국의 약 40%에 달하는 아파트 단지들이 직간접적인 수혜를 볼 전망이다. 특히 현재 사업이 진행 중인 서울·수도권 36개 아파트 단지 2만6000여가구는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아파트 리모델링시 3개 층(14층 이하는 2개 층)까지 수직 증축을 허용하고 가구수를 최대 15%까지 늘릴 수 있도록 하는 '공동주택 리모델링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 5일 의원발의로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수직 증축뿐 아니라 가구수 증가비율도 최대 15%까지 늘어나면 일반분양 물량을 늘릴 수 있어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크게 줄어든다.

현재 리모델링 가능 연한인 15년 이상된 아파트는 전국에 400만 가구가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서울·수도권의 리모델링 대상 단지는 167개 단지 총 12만3000여가구에 이른다. 이 중에서도 현재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수도권(사업완료 단계 제외) 36개 단지 2만6067가구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부동산114는 추산했다.

지역 및 사업단계별 가구 현황을 보면 서울은 △추진위 12곳(6521가구) △건축심의 7곳(3641가구) △행위허가 2곳(797가구)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추진위 8곳(7622가구) △조합설립 5곳(5590가구) △안전진단 2곳(1896가구)이다.

경기도 분당·일산·평촌신도시 등 리모델링 희망 주민들이 많은 수도권 1기 신도시는 최대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분당에서는 현재 정자동 느티마을 3·4단지와 한솔주공5단지, 야탑동 매화마을 1·2단지 등이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매화공무원1단지(20층·562가구)는 현재 조합 설립단계, 매화공무원2단지(21층·1185가구)는 현재 추진위를 구성하고 있다. 국회에서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사업이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당구 야탑동 원용준 매화마을1단지 리모델링주택조합장은 "수직 증축 리모델링이 가능해지고 세대수를 15%까지 늘리게 되면 가구당 5000만원 정도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서는 청담동 현대2차 아파트(13층·214가구)와 수서동 신동아아파트(15층·1162가구) 등이 추진위 구성 단계로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광진구에서는 현재 추진위까지 구성된 광장동 워커힐 아파트(13층·576가구)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리모델링 사업이 꽤 진행된 단지들에서는 가구수 증가 비율이 10%에서 15%로 늘어나자 수익이 더 큰 방향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개포동 대치(15층·1753가구), 대청(15층·822가구)는 현재 건축심의중으로 이번 리모델링 수직증축과 세대수 15% 증가로 일반분양물량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사업을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리모델링 추진 단지가 많지는 않지만 국회에서 관련법이 통과하면 주민들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사업성 부족에 따른 아파트 주민 갈등으로 리모델링 사업이 보류되거나 아예 무산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수직 증축 허용을 기점으로 리모델링을 다시 추진하는 단지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지역이 분당신도시다. 분당신도시는 122곳 8만6399가구가 리모델링 대상 단지다. 분당 정자동 상아공인 관계자는 "이 지역 아파트의 경우 리모델링 연한은 넘었지만 사업성이 없어 논의만 하다 포기한 곳이 적지 않다"며 "이번 리모델링 규제 완화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재추진하겠다는 단지들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 재건축 연한을 충족하지 못한 서울 양천구나 노원구 일대 중층 노후 아파트들도 향후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