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원전 비리 용서받지 못할 일"....한때 전력수급 ‘준비’ 단계 발령

2013-06-03 17:10
-3일 오후 1시31분 예비전력 440만kW 떨어져...전력수급 위기 경보 ‘준비’ 발령<br/>-올 여름 들어 2번째 전력경보 발령...블랙아웃 우려 증폭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원전비리와 관련, 근원적인 제도 개선책을 철저히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본격적인 불볕더위가 시작되는 3일 냉방수요가 치솟으면서 올 여름 들어 두 번째 전력경보가 발령됐다.

특히 최근 위조부품이 들어간 원전 2기 정지로 전력공급도 여의치 않은 만큼 벌써부터 전력대란(블랙아웃)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원전비리는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개인의 사욕과 바꾼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며“이번 원전 시험서 위조 사건은 전력수급에 지장을 주는 것은 물론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엄청난 부정부패를 저질렀다는데 더 큰 심각성이 있다”고 질타했다.

또 박 대통령은 “이번 위조 사건에 대해 철저하고 신속하게 조사를 해 그동안 원전 분야에 고착된 비리의 사슬구조를 새 정부에서는 원천적으로 끊어버릴 수 있도록 근원적인 제도 개선책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력거래소는 이날 오후 1시31분 예비전력이 440만kW로 떨어져 전력수급경보 ‘준비’(예비전력 400만㎾ 이상 500만㎾ 미만)를 발령했다. 오후 1시55분에는 최대전력수요가 6272만kW까지 오르면서 예비전력이 402만kW(예비율 6.4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류성호 전력거래소 팀장은 "이날 오후 기온이 올라가면서 냉방사용량이 급증한 데다가 원전 가동 중단으로 전력예비력이 450만㎾ 미만으로 떨어져 경보를 발령하게 됐다"며 "적극적인 수요관리를 통해 예비전력을 400만㎾선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전력당국은 이날 민간 자가발전기 가동과 기업체 절전 등 수요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예비전력 400만㎾ 선을 유지했다. 정부도 이 같은 유례없는 전력난에 대비해 지난주 내놓은 고강도 전력수급 비상대책의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여름철 전력수급 관련 CEO 간담회’를 열고 "기업들이 사용전력의 15% 정도 줄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윤 장관은 현대제철, 삼성전자, LG화학 등 20개 주요 대기업 대표들이 참가한 이 자리에서 "올 여름 전력수급상황은 과거 어느 때보다 위기상황"이라며 "월 피크시간대 전력부하가 줄어들 수 있도록 기업별로 가능한 실전대책을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