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중국인을 잡아라 ‘특명’…규제가 걸림돌

2013-06-03 17:22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항공 및 여행업계에서 비자문제 등으로 중국인들의 국내 입국절차가 까다로운 탓에 한국여행의 발길을 다른 나라로 돌리고 있어 무공해 항공 및 관광사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인 방한객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더 많은 중국인들을 유치할 수 있음에도 여러 규제로 인해 증가 추세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항공업계에 따르면 급증하고 있는 중국인 승객들을 잡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들은 급증하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정부의 관심이 부족해 정책적 뒷받침을 요구하는 업계 내부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3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 수는 33만5000여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50.9% 증가했다. 중국인 입국자 수는 올해 들어 매달 전년보다 두 자리 수 이상으로 급증하고 있다.

증가 추세도 급격해서 전년동월 대비 2월에는 43.9%, 3월 50.8%, 4월 50.9% 등 매월 전년보다 절반 이상씩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미 국내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같은 풀서비스 항공사들을 포함해 기존의 중국노선을 갖추지 못한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전세기를 이용해 중국인 승객 잡기 경쟁에 뛰어들었다.

대한항공은 인천~중국 우루무치 노선을 지난달 28일부터 재개했고 7월부터는 부산~난징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4월 인천~리장 노선에 주 2회 부정기 전세편 운항을 시작한데 이어 지난달 30일부터 인천~쉬저우 노선을 개설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부터 중국 노선을 늘리기 시작해 6월 현재 중국에만 7개 도시 이상의 부정기 노선에 취항하고 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 등 다른 저비용항공사 들도 최근 중국 노선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해외를 찾은 중국인 수는 총 7000만 명으로 그 중 한국에 방문한 중국인 수는 약 3%인 210만 명에 불과하다.

항공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제 곧 연간 중국인 해외 관광객 1억명 시대가 온다고 할 만큼 해외로 떠나는 중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는데, 한국을 찾는 중국인들의 증가율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최소한 전체 중국인 해외여행객 중 한국을 찾는 이들의 비중을 5%정도로만 끌어올려도 항공업계 뿐 아니라 여행이나 쇼핑 등으로 국내 시장 전반에 미치는 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인이 한국을 찾기 위해서는 받아야하는 비자 절차도 복잡하고, 설령 들어온다 하더라도 연착이나 회항 등으로 인해 입국 심사장을 한 번 빠져 나가면 다시 들어 올 수 없는 등의 문제가 있어 항공사 입장에서도 난처한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문제만 해결되면 방한 중국인들의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무분별한 중국인 입국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불법체류 등의 문제는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전면 한중 무비자 시행이 어렵다면 각 지역 별로 비자 절차를 다르게 하는 점진적 규제 완화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