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신경영 20년 기적의 성공신화 썼다> 이건희 회장 성공 요인 5가지
2013-06-03 06:00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 끝까지 파고드는 집요함, 관심 분야에 대한 식견, 초일류를 향한 집념, 각론 대신 큰 방향만 제시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삼성이 지난 1993년 신경영 선언 이후 20년 만에 세계 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이건희 회장의 남다른 경영 역량에 기인한 바가 크다.
현재 삼성을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와 휴대폰 등의 사업은 미래 트렌드를 내다보고 선제적으로 대응한 이 회장의 안목이 만들어 낸 결과물들이다.
이 회장은 후계자 시절부터 세계 경제의 중심이 반도체 등 IT 산업으로 넘어가게 될 것을 직감하고 반도체 사업 진출을 추진했다.
이 회장은 “언제까지 선진국의 기술 속국으로 있을 수는 없다”며 “기술 식민지에서 벗어나는 일에 삼성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사재 4억원을 털어 부도 위기에 처한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면서 반도체 사업을 시작했다. 이 선택이 반도체 성공 신화를 이룩한 토대가 됐다.
한 번 결정한 사안은 포기하지 않고 성공할 때까지 도전하는 집념도 이 회장이 갖춘 장점이다. 삼성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은 반도체 사업이 높은 기술력과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는 만큼 삼성과 맞이 않는다고 여겼지만 이 회장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삼성이 반도체 사업 진출을 선언하자 미국과 일본 업체들은 비웃었지만 이 회장은 이에 굴하지 않고 기술 개발에 매진해 결국 세계 반도체 시장 1위에 오르는 뚝심을 보여줬다.
이 회장은 공부하는 게 유일한 취미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사업에 대해 전문가 못지 않은 지식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D램 반도체 기술방식이 스택(웨이퍼 위에 셀을 쌓는 방식)과 트렌치(웨이퍼 표면을 파내 셀을 쌓는 방식)로 양분됐을 때 이 회장은 삼성이 일본과 다른 스택 방식을 채택하도록 했다.
이 결정은 삼성이 반도체 시장에서 일본 업체들을 앞설 수 있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은 편집증에 가까울 정도로 글로벌 초일류를 지향한다. 삼성 제품이 시장점유율 1위를 놓친 분야는 있지만 기술력에서 뒤져 있는 분야는 찾기 어려운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지난 2010년 미국 라스베이스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전시회 CES를 방문한 이 회장은 삼성전자 3D TV 전용 안경의 착용감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에서 “안경은 코받침과 안경다리가 편해야 한다”며 개선해야 할 부분을 직접 지목했다. 삼성전자는 단기간 내에 기존 3D TV 안경 무게의 40%에 불과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일화다.
이밖에도 이 회장은 오너 경영인답게 작은 일까지 직접 챙기는 대신 계열사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하고 큰 그림만 제시하는 식으로 경영진의 사기를 높였다.
이같은 전문경영인 제도는 황창규, 진대제, 이윤우, 권오현 등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 최고경영자(CEO)의 탄생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