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섬머랠리 기대 ‘솔솔’…하반기 유동성 장세 기대

2013-05-29 17:09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코스피가 두 달 만에 2000선을 돌파하면서 박스권 상단을 뚫고 우상향 추세로 전환할 것이란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부양정책 기대감이 글로벌증시 상승 랠리로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서다.

다만 국내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크게 부각되기 위해서는 실적전망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있다. 국내 기업들의 2013년 연간 영업이익 전망이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나타내는 등 실적 모멘텀 약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상승추세 자체를 의심할 필요는 없다며 코스피의 2000선 상향 돌파와 안착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 미국발 훈풍에 외국인 매수전환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3610억원의 사자 우위로 개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같은 날 선물시장에서도 6930억원어치를 사들여 현·선물 순매수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힘입은 미국과 유럽 주식시장의 동반 상승세가 외국인의 투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5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76.2로 5년 3개월 만에 최고치로 높아졌고, 3월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는 전년비 10.9%로 7년래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또 ECB가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증시 상승에 힘을 보탰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세와 유럽의 부양정책 유지 기대감이 주식시장의 상승을 촉발했다”며 “특히 미국의 소비지표는 하반기 소비확대 기대감으로 이어져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업종인 IT, 자동차 등의 상승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센터장은 이어 “국내 수출기업들은 엔화약세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로 현재 극심한 저평가 국면에 놓인 상태”라며 “엔화 환율이 더 이상 약세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한국증시는 펀더멘털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가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국내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유동성의 힘으로 우상향 기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하반기 외국인 및 연기금에 따른 유동성 유입과 함께 하반기 국내증시의 점진적 상승을 점치고 있다.

김경덕 부국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수급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주던 뱅가드매물의 마무리 국면과 엔화약세의 속도조절 양상으로 인해 코스피는 박스권에서 탈피해 연중고점을 갱신할 것”이라며 “뱅가드 매물은 현재 70% 이상 소화돼 7월 초부터는 외국인 수급이 긍정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매매 일관성 측면에서 접근할 경우 연기금의 행보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기금은 이달 들어 지난 6일과 21일을 제외하고는 연일 순매수를 보이고 있으며, 올 들어 102거래일 가운데 82거래일을 매수 우위를 보였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통상 연기금은 박스권 상단이나 단기 고점 부근에서는 추가매수에 신중했지만 최근에는 과거보다 높은 지수레벨에서도 꾸준하게 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연기금 스탠스는 저금리 상황에서 채권 수익률보다 주식비중 확대를 통한 장기투자 관점에서 수익률 제고 노력이 투영된 결과”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향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10%룰(지분율 변경 공시의무)이 완화될 경우 하반기로 갈수록 연기금의 매수강도와 대상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실적 전망에 대한 신뢰를 쌓아야

한편에서는 국내 증시의 실적전망에 대한 신뢰를 쌓아야 된다는 신중론도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리부터 코스피의 추가적인 상승 한계를 예단하거나 상승추세 자체를 의심할 필요는 없어 보이나, 실적전망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을 일정부분 거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은 지난해 말보다 6% 이상 줄면서 매월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업종별로 전기전자의 올 영업이익 전망이 연초에 비해 17% 이상 증가한 데 반해 산업재, 에너지, 소재 등의 실적전망은 연초에 비해 20% 이상 감소하는 등 업종별 실적전망이 극과 극의 양상을 나타냈다.

홍순표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업종들의 성과를 고려한다면, 코스피 2000선 상향 돌파와 안착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