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연의 날…연기 없는 건강한 사회 만들기
2013-05-29 17:44
우리나라도 매년 이날이면 그 취지에 동참하며 금연 캠페인을 진행해오고 있다. 흡연은 우리나라 국민의 주요 사망원인인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 흡연 대신 운동과 취미생활을 통해 건강한 여가 시간을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 흡연이 불러온 무서운 질병들
우리나라 성인 남성 5명 중 1명이 85세 이전에 흡연으로 인해 숨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청소년 흡연으로 인한 질병부담’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고등학교 3학년(18)이었던 남학생 37만 명을 대상으로 연령별 흡연에 따른 사망자 수를 추정한 결과 85세까지 전체의 21.6%(7만9917명)가 흡연이 원인이 돼 85세 이전에 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85세가 되는 2077년까지 28만 3856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중 28.2%가 흡연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남성 흡연자의 50%는 19세가 되기 전 흡연을 시작하고, 93.1%는 25세가 되기 전 흡연을 시작한다. 즉,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대학교, 군대에서 흡연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흡연과 관련성이 큰 구강인두암·식도암·위암·폐암·췌장암 등 18개 질환별 상대위험도(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관련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의 차이)와 연령별 흡연의 인구기여위험도(전체 사망자 중 흡연에 따른 사망자 비율)를 적용해 추정한 것이다.
고숙자 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흡연 시작 연령이 합리적 판단을 하기에 취약한 청소년기에 집중돼 있고, 흡연을 시작하게 되면 중독성으로 끊기 어렵다”며 “담배가격 인상에 대한 청소년의 민감도가 성인의 3~7배에 이르는 만큼 적극적인 담배가격 정책으로 청소년의 흡연 진입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 전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만성폐쇄성폐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는 하루 종일 거친 숨소리와 기침에 시달린다. 악화되면 스스로 숨쉬기조차 힘들어진다. 발을 내딛는 것조차 어려워 외출은 고사하고 혼자 씻고 밥 먹는 게 힘들 정도로 일생생활이 어려워진다.
COPD는 폐에 염증이 생기면서 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기도가 좁아지면서 숨쉬기가 어려워지는 병이다. 만성기관지염과 폐기종이 이에 속한다.
병명은 생소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악명은 높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10초에 한 명씩 사망하는 병으로 세계 사망 원인 4위다.
전문가들은 2020년이면 3위로 오를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망원인(통계청, 2011년 사망원인 통계) 7위로 연간 국민건강보험료 지출액만 600억 원에 달한다.
대표적인 원인은 흡연이다.
담배가 타면서 나오는 유해물질이 폐를 구성하고 있는 기관지와 폐포(허파꽈리)에 반복적으로 염증을 일으킨다. 만성 염증은 폐기능을 저하시키고 기도를 막아 기침과 가래, 호흡곤란을 일으킨다.
유광하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흡연 이외에 공해나 매연, 조리시 발생하는 유해 연기 등도 COPD의 원인”이라며 “흡연자가 모두 COPD를 앓지는 않지만 COPD 환자의 대부분은 흡연자”라고 말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11년)에 따르면 COPD의 유병률은 40세 이상에서 13.2%, 만 65세 이상에서 27.8%로 나타났다. 그 중 남자는 40세 이상에서 20.2%, 65세 이상에서 47.7%로 남자의 비율이 높았다.
이 중 흡연자는 24.7%, 이전에 흡연경험이 있는 사람은 17.7%로 흡연자의 유병율이 비흡자연자 비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 교수가 진행한 200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도 폐기능 검사 결과 40세 이상 중 13.4%가 COPD인 것으로 나타났다.
◆ 약물치료 병행시 금연성공률 32%
새해·금연의 날 등 특별한 날이면 흡연자들은 대개 한번쯤은 금연을 시도하지만, 작심삼일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단기간 금연은 상대적으로 쉬울 수 있으나 대부분 시간이 지날수록 일상생활에서 흡연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금연을 포기한다.
자신의 의지만으로 금연을 시도할 경우 성공률은 겨우 3~5%에 불과하며, 금연상담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면 15.1%,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32% 가까이 성공률이 높아진다.
사실상 혼자만의 힘으로는 금연을 성공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의하면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1998년 66.3%에서 2007년 47.7%로 급격히 낮아졌으나, 2008년 47.7%, 2009년 46.9%, 2010년 48.3%로 현재는 흡연율 감소가 정체된 상황이다.
매년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과 비교해 보면, 금연을 시도하더라도 재흡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니코틴 의존도 끊어야
금연 실패의 가장 큰 이유는 니코틴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금연 시도자의 약 30%가 니코틴 중독으로 금연을 실패한다.
이 경우에는 니코틴 패치와 같은 대체요법이나 약물요법을 3개월간 받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로 인한 재흡연도 원인이다.
이를 위해선 운동과 신체활동 등 흡연 이외의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흡연을 하던 환경에 처하면 흡연욕구가 올라간다. 모닝커피를 마실 때, 회식을 할 때, 흡연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등 이전 흡연 습관을 마주하면 흡연욕구가 생기므로, 금연 시도 후 3개월 정도는 이런 상황을 미리 피하는 것이 좋다.
최현림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보통은 마지막 담배를 피우고 2시간 이내에 멍해지는 느낌과 불안, 집중력 저하, 초조, 두통, 식은땀, 식곤증, 심장 두근거림 등의 금단증상이 발생한다”면서 “금연 후 3일이 되면 금단증상이 최고조에 달하며, 차츰 정도가 줄어들면서 2~4주 정도 지속된다”고 밝혔다.
◆ '금단증상' 가벼운 운동으로 극복
금연 초기에 금단증상이 나타나면 휴식시간을 갖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평소 물을 많이 마시고 심호흡을 자주하며, 잠들기 전 따뜻한 물로 목욕이나 샤워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후 흡연욕구가 강하게 들 때는 3분만 참아보자는 다짐과 함께, 1분이라도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는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이 좋다.
최 교수는 “금연시도 1달 이후에는 여러 가지 사소한 상황으로 다시 흡연하기 쉬우므로, 흡연의 유혹이 생기는 상황을 적극적으로 피하고, 주변 지인에게 금연을 권유하는 새습관을 갖는 것도 좋다. 또한 금연 후에 오는 건강의 회복 효과를 항시 생각하며 즐기는 것도 재흡연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 헬스케어 포털 ‘해빛’이 소개하는 생활 속 금연 실천 행동수칙
- 금연 시작일을 정하라 = 금연을 시작하는 날에는 주변의 담배와 재떨이를 없앤다. 또 금연 시작과 동시에 치과에서 스케일링을 받아 금연 의지를 다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금연 시작일을 생일이나 기념일 같은 특별히 의미 있는 날로 정하면 동기 부여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 주변에 소문을 내라 = 타인의 눈을 의식하고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 더욱 애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녀와의 약속은 금연 성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 사소한 습관부터 바꿔라 = 평소 흡연 욕구를 일으키는 습관도 줄여나가야 한다. 담배를 피우면서 하던 일들을 삼가고, 흡연자들이 자주 모이는 공간은 피하도록 하자. 식사 후 흡연욕구가 강하게 느껴질 때엔 껌을 씹거나 물을 마시도록 한다. 특히 술을 마시면 자제력을 잃게 돼 다시 담배에 손을 대기 쉬우므로 술자리는 피하는 것이 좋다. 담배 생각이 간절한 경우라면, 자신이 싫어하는 담배 브랜드를 피워 흡연을 통해 느끼는 만족감을 스스로 억제해야 한다.
- 실패해도 좌절금지, 계속 도전하라! = 금연에 실패하더라도 이것 또한 금연에 성공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계속 도전해야 한다. 자기 최면을 걸어보자. 지금 담배를 버리면, 평생 건강을 줍는다.
해빛 관계자는 “흡연은 우리나라 국민의 주요 사망원인인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며 “해빛을 통해 소비자들이 다양한 건강 및 운동정보를 접하고, 흡연 대신 운동과 취미생활을 통해 건강한 여가 시간을 만들어가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