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 가로수길의 팝업스토어 전쟁… 왜?
2013-05-27 18:15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 서울 창동에 사는 직장인 김희원 씨(28)는 화장품 쇼핑을 위해 신사동 가로수길을 자주 찾는다. 1km도 안되는 가로수길에는 인기 화장품과 해외 브랜드숍 수십개가 위치해 최신 뷰티트렌드를 한눈에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백화점에서 '눈팅'만 하던 제품을 편하게 써보고 구매할 수 있어 최근에는 친구들과의 모임도 이쪽에서 잡는다"고 말했다.
패션거리로 유명한 신사동 가로수길에 화장품 업체들의 팝업스토어가 집중되면서 서울의 '뷰티로드'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다.
팝업스토어는 인터넷 웹페이지 팝업창에서 유래한 말이다. 단기간에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사라지는 매장을 뜻한다. 기업들은 팝업스토어를 통해 한정판 제품 체험 및 무료 메이크업 서비스 등을 제공하면서 고객들의 사전 반응을 살피기 위한 안테나숍으로 활용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로수길에 팝업스토어를 열었거나 운영 중인 브랜드는 오리진스·맥·에스티로더·샤넬·이니스프리·스킨푸드·네이처리퍼블릭·VDL·바닐라코·멜비타·프로스틴·VB다이어트랩 등 15개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메이크업 브랜드 맥(MAC)은 한국 진출 후 처음으로 신사동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고 한정판 제품을 소개했다. 에스티로더 역시 가로수길에 팝업스토어 '더블웨어 라운지'를 열고 브랜드 인기 품목인 파운데이션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SK-Ⅱ와 크리니크도 지난 3월 팝업스토어를 만들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처럼 가로수길에 화장품 팝업스토어가 몰리는 이유는 이 곳이 20~30대 젊은 여성들이 몰리는 '놀이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여성들이 모이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패션과 뷰티 등에 관한 다양한 문화가 형성된 것이다. 이에 화장품 업체들은 이들과의 접점 확대를 위해 경쟁적으로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고 있다.
반응도 뜨겁다.
SK-Ⅱ가 한국 진출 후 처음으로 오픈한 신사동 팝업스토어는 오픈 2주만에 1만5000명이 몰리는 대성황을 이뤘고, 이례적으로 2차 오픈까지 이어졌다.
LG생활건강도 지난 2010년 이 지역에 '빌리프' 팝업스토어를 오픈, 반응이 좋자 플래그십스토어로 전환했고, 지난해에도 '프로스틴'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가 5개월만에 정식 매장으로 확장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로수길이 25~35세 여성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로 떠오르면서 점점 더 많은 뷰티업체가 이곳을 주목하고 있다"며 "이국적인 거리 이미지·교통의 편리성·외국 관광객 유입 등의 요인으로 뷰티업체 홍보에 적합한 장소"라고 말했다.
또 "팝업스토어는 갤러리나 카페 등을 빌려서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매장이기 때문에 직접 매장을 오픈하는 것보다 비용 대비 효과가 크다"며 "단독 매장을 오픈하기 전에 시장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팝업스토어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