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이 추가 출자가 필요 없는 무상증자를 마치자마자 회삿돈을 태워야 하는 유상감자를 결정해 금융위원회 승인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과거에도 이 회사는 유사한 방식으로 증자 및 감자를 실시해 국부 유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오는 3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300억원 규모 유상감자를 실시하는 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앞서 3월 22일 1주당 0.96주를 지급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한 지 두 달 만이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전신인 브릿지증권은 2002년 영국계 사모펀드 브릿지인베스트먼트홀딩스(BIH)에 인수돼 2005년 재매각될 때까지 수차례 유상감자를 당하면서 국부 유출 논란을 초래했다.

김호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노조위원장은 "이번 유상감자 결정은 BIH가 단행했던 유상감자 시나리오를 그대로 모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회사 측은 유상감자 전 10개 점포 가운데 6개 점포를 폐쇄해 고정자산이던 임차보증금 수십억원을 회수했다"며 "이것을 현금화해 유상감자 대금을 사전에 마련한 것도 똑같다"고 덧붙였다.

BIH가 유상감자로 논란을 빚었을 당시와 현재가 다른 점은 금융위 승인을 받아야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2009년 금융사 유상감자에 대해 금융위 승인을 거치도록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추가적인 규제도 구상하고 있다. 김기준 민주통합당 의원실 관계자는 "유상감자에 따른 금융사 자본 유출은 금융소비자와 직원을 모두 희생시킨다"며 "이를 원친 차단하는 법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감자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을 비롯한 재무에 이상이 없어 금융위 승인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