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세종청사의 '사랑의 버스'
2013-05-22 15:34
김선국 경제부 기자 |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오고 가는 데 한 시간, 밥 먹는 데 한 시간.
세종청사 각 부처의 기자단 오찬 시간이다. 바쁜 시간 쪼개서 구내식당에서 밥 먹는 시간도 길게 늘어진 줄에 의해 한 시간은 잡아야 한다. 이 외에도 열악한 근무여건은 전부 말하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다.
누구든 세종청사에 방문하면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근무합니까"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세종청사 근무 한 달이면 우울증에 걸리고, 두 달이면 체념하게 되고, 석 달이면 적응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이다.
일례로 오찬 이동시간에 일명 '사랑의 버스'가 생겼다. 식사 후 세종청사로 들어오는 길에 누군가가 사회를 보고, 버스에 탄 이들이 노래와 춤으로 마음을 달래는 버스를 말한다. 버스는 비좁지만 버스를 탄 사람들의 마음은 한없이 넓어진다.
이는 과천청사에서 근무할 때와는 다른 풍경이다. 이곳 환경이 이들을 이끌었던 게 아닌가 싶다.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 중 최고봉이 사람 아니던가. 기자는 이들의 적응력에서 사람 사는 냄새를 오랜만에 맡게 됐다.
"세종청사 출입하지? 고생 많다."
이제 이런 소리는 가소롭다. 이곳에 내려와 고생하며 서로 호흡 맞춘 공무원, 기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기자는 세종청사 발령이 마치 좌천, 또는 마지못해 가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에게 말하고 싶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인위적인 냄새 풍기며 서로를 견제하고 헐뜯는 그곳의 환경보다는 고생스럽지만 이곳에서 서로 믿고 의지하고 사랑하며 사는 게 훨씬 낫다. 긴말 필요없이 세종청사 '사랑의 버스'를 한 번 타보면 안다. 모든 일은 '사람'이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