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에 소비패턴 바뀐다…백화점 카드소비 줄고 슈퍼마켓 늘어

2013-05-21 15:19

(자료=여신금융협회)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국민들의 소비패턴이 바뀌고 있다.
 
즉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고급 소매시장에서의 카드 소비가 크게 줄어든 반면 슈퍼마켓, 편의점 저가시장에서의 카드승인금액이 늘어나는 등 '불황형 소비행태'가 지속되고 있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백화점의 카드승인금액은 1조132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7% 감소했다. 대형할인점도 2조4700억원으로 같은 기간 0.6% 감소했다.

생활필수업종이 아닌 인터넷상거래도 2조6740억원을 기록,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9.4%가 줄었다. 이는 협회가 카드승인실적 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2005년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이다.

물가가 하향 안전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경기 불확실성이 소비 둔화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백화점에서의 소비가 크게 줄어든 대신, 슈퍼마켓과 편의점에서의 카드승인 실적은 늘었다.

슈퍼마켓의 카드승인금액은 1조7630억원으로 전월 동월 대비 9.8% 증가했다. 편의점은 3790억원으로 같은 기간 28%나 늘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경기 침체에도 생활필수품목에 대한 소비는 크게 줄일 수 없기 때문에 백화점 대신 슈퍼마켓에서의 소비가 증가했다”며 “백화점, 대형할인점, 인터넷상거래 등의 소비가 줄어드는 불황형 소비행태가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결제수단도 신용카드가 아닌 체크카드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신용카드 사용이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4월 신용카드 승인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3.5% 증가에 그친 반면, 체크카드는 같은 기간 10.7% 증가했다.

또한 전체 카드 대비 체크카드의 승인건수 비중도 전년 동월 27.0%에서 31.5%로 크게 늘었다.

특히 일반음식점 업종에서의 체크카드 승인금액 증가율(30.0%)이 신용카드 증가율(5.3%)을 압도해, 체크카드 이용이 소비생활 저변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택시나 영업용 차량의 연료로 주로 사용되는 LPG를 취급하는 LPG취급점 업종에서도 체크카드 승인금액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이 관계자는 “소비 둔화와 카드사의 마케팅 활동 축소가 맞물려 2분기에도 카드승인실적 증가율의 하락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4월 카드승인금액은 총 44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에 그쳐 지난 3월(5.6%)과 1분기(5.1%) 보다 낮은 성장세를 보였다. 전월 대비로는 1.1%(5057억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