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병규 기자=수억원이 든 금고를 훔치고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성형수술까지 한 도둑 일당이 결국 덜미를 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6일 고급아파트에 침입해 3억여원이 든 금고를 훔친 혐의(특수절도 등)로 배모(45)씨와 정모(40)씨를 구속하고 범행을 도운 배씨의 애인 신모(43)씨와 이모(36·피해자 회사 운전기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배씨 일당은 지난 3월 28일 오후 4시 35분께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에 침입해 현금과 수표, 명품시계 등 총 3억3천800만원 상당의 금품이 든 철제금고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배씨는 작년 8월 이씨로부터 “A씨(피해자) 집에 20억원 가량이 든 금고가 있으며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동거녀 신씨와 후배 정씨 등과 8개월간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월 아파트 외부 답사를 마쳤고 2월에는 아예 집 안에 들어가 실제 금고가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지만 곧바로 실행에 옮기지 않을 만큼 사전준비는 치밀했다.

배씨와 신씨는 훔친 돈으로 대포폰을 구입하고 오피스텔을 빌려 은신처로 사용했으며 경찰 추적을 따돌리려고 무려 1500만원 어치의 성형수술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배씨는 눈꺼풀을 올리고 귓불을 늘어뜨리는 것은 물론 턱까지 깎았고 신씨는 인상이 다르게 보이려고 얼굴에 넣어둔 보형물을 빼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금고를 털려고 8개월 동안 사전준비를 하고 이후 성형수술까지 한 특이한 도둑들”이라고 말했다.